깔끔한 인테리어가 주택 가치 높인다
부동산 투자를 하는 이유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수익을 실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월세와 같은 현금 흐름을 만들거나 매도를 통해 처분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수익을 수월하게 실현할 수 있을까.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법은 부동산의 입지와 개발 호재 등을 사전에 확인해 가치 상승 전 입지를 선점하는 전략을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소위 ‘신의 영역’이라서 일반인이 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보통사람이 실생활에서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임차인과 매수자들의 욕구를 인테리어를 통해 충족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소개팅을 나가기 전 몸을 치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깔끔하게 수리된 집은 예비 임차인과 매수자의 마음을 홀려 좋은 거래를 성사시킨다.

그렇다면 좋은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실무상 인테리어는 가격 거품이 있기에 공정과 재료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즉 비용도 줄이면서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서는 견적표를 통해서 공사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견적표란 공사 일정과 작업량, 단가 등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표시한 것으로 비용을 절감해주는 계획표를 말한다. 실제 공사를 해 본 사람이라면 공사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을 것이다.

공사 흐름 설계 잘해 비용 줄여야

공사의 비효율은 공사 기간의 연장을 의미하며,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A공정, B공정, C공정 순서대로 작업을 진행한다고 하자. 각각의 공정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A공정의 일정이 1주일 연기되면, B, C공정도 1주일 이상씩 일정이 늘어나게 돼 공사 전체적으로는 공정 절차가 1개월가량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비용은 1주일의 비용이 아니라 1개월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 전체적인 절차를 이해한 상태에서 계획을 세우면 이런 착오를 없앨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견적표를 작성하는 이유이다.

각 공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공사 안내문’을 붙이는 것이다. 최근 소음공해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커지는 만큼 인근 주민의 민원으로 공사가 중단된다면 모든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안내문에는 공사 일정과 시간, 소음이 심한 날짜, 공사 시간, 담당자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면 된다. 이후 견적표를 작성하면 된다.

보통의 공사는 크게 철거공사, 설비 및 전기공사, 미장 및 방수공사, 섀시공사, 문공사, 목공사, 몰딩공사, 도장공사, 타일공사, 벽체공사, 바닥공사, 시스템가구 공사, 조명공사, 위생기구 설치공사의 순서로 진행된다. 철거공사를 진행하는 시점에 중문, 문, 문틀, 섀시 등을 미리 주문해 두는 것이 좋다. 제작 주문 형태여서 최소 1주일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전기공사 등을 진행할 때는 서재, 주방, 거실과 같이 콘센트 수요가 많은 곳은 충분히 전선을 배치하고, 조명 개수가 많은 곳은 스위치를 분할해 밝기 조정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효율이 높다.

주방 설계를 고려해 식탁을 배치한 뒤 식탁 조명의 위치를 결정하면 마감을 살릴 수 있다. 특히 에어컨, 냉장고 등 고용량 전기를 사용하는 가전제품을 고려해 전선 작업을 해야 재공사를 피할 수 있다. 욕실의 환풍기와 조명선은 분리하되 타일공사 전에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비디오폰, CCTV, 야외스피커 등의 위치는 미리 정해두고, 목공사 이후에는 변경이 있어서는 안 된다. 파이프를 매입해 두면 추가되는 TV 선과 인터넷 선의 마감을 깨끗하게 할 수 있고, 누수가 발생할 경우 누전을 막을 수 있다. 불필요한 선이 노출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전기공사를 준비하면 된다.

향기·조명 등 디테일에서 임차 판가름

목공사 이후 몰딩공사 전 시스템가구를 미리 주문해서 설치해두면 깔끔한 마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또 페인트공사와 필름공사는 시차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필름에 페인트가 묻게 되면 기포가 끼어 미관상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각각의 공정 순서대로 진행하되, 주문제작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것들은 미리 주문해 물 흐르듯 공사를 이끌어 나가면 된다.

인테리어가 마무리된 후에는 반드시 입주가 가능할 정도의 청결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사전에 업체와 조율해 입주청소까지 맡기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만약 공사 완료 후 임대를 줄 경우에는 미리 실내화 등을 비치해 두고, 외부 신발을 신고 내부에 들어가지 않도록 안내장을 붙여야 한다. 중개업소에 수리된 매물을 내놓으면 예비 임차인이나 중개사가 수시로 집을 드나들게 되는데, 기껏 수리해둔 집의 바닥이 지저분해서 인테리어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방향제를 미리 준비해 두면 효과가 배가된다. 조명을 한 번에 켤 수 있도록 스위치를 ‘ON’으로 바꿔두고 두꺼비집을 통해서 전원을 켜면 전체 조명이 한꺼번에 밝아져서 더욱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디테일에서 임차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보통사람들은 시세가 100인 물건을 90에 사는 것이 수익을 보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발생 비용을 10만큼 줄이는 것도 수익을 보기는 마찬가지다. 투자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후자가 더 쉬울 수 있다. 인테리어 견적표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비용을 줄임으로써 남들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타인에게는 남루하고 가치 없어 보이지만 내 눈에는 숨은 보석이 될 수 있다.

보통의 투자자들은 경매와 인테리어를 분리해 생각한다. 단순히 권리분석에만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 필자가 경험하기에 이런 사람들은 공부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좋은 물건을 싸게 매입해서 좋은 가격에 파는 것이 경매 투자 이유다. 부동산은 사람의 눈을 현혹시켜야 한다.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사람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가꿔야 한다. 이왕이면 가성비가 높은 투자를 해야 한다.

현장 고수들은 인테리어 견적서를 이용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해낸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김창수 부동산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