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  (자료 한경 DB)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 (자료 한경 DB)
지방 아파트 분양 시장이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 등으로 침체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예비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 규제가 적은데다, 노후된 주택에서 갈아타려는 수요가 꾸준히 대기중이기 때문이다.

23일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지방(수도권 제외, 5대광역시 포함)의 올해(1월~4월 13일)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2.34대 1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결제원이 인터넷 청약을 받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고 경쟁률이다.

대구, 부산 등 광역시를 비롯해 중소도시까지 청약경쟁률은 고공행진이다. 지방에서 올해 1순위 평균 경쟁률(4월13일 기준)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60.82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대구였다. 지난 해 20.6대 1의 경쟁률로 다소 주춤하나 싶더니 올들어 다시 경쟁률이 치솟았다. 부산은 올해 평균경쟁률이 35.11대 1을 기록했고, 전남은 26.59대 1의 경쟁률이었다. 대전과 광주는 올해 분양이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지방에서 분양한 단지 중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던 곳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쌍용더플래티넘해운대으로 1순위 청약경쟁률이 226.45대 1을 나타냈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 ‘청라힐스자이(141.4대 1)’, 대구 중구 남산동 ‘반월당역서한포레스트(119.62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뜨거운 지방 청약시장, 청약경쟁률 2002년 이후 최고치
부산 북구 덕천동 ‘한화포레나 부산덕천’ 88.28대 1, 전남 순천시 서면 ‘순천금호어울림더파크2차’ 55.1대 1, 전남 여수시 웅천동 ‘여수웅천마린파크애시앙2단지’ 48.45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양지영R&C연구소 양지영 소장은 “경제성장률 저하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시중의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는 부동산시장에 쏠리고 있다” 면서 “수도권이 강력한 부동산규제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다소 주춤해진 사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은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때아닌 분양호황에 건설사들도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멈췄던 분양시장이 재가동 되는 셈이다. 5대 광역시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나오는 물량들이 풍부하다. 지방에서는 택지지구에서 아파트 공급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총선이 끝난 4월 중순부터 5월사이 지방5개 광역시에서 아파트가 1만9480가구가 공급된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대구가 7700여가구로 가장 많고 광주가 3600여가구, 울산이 2900여가구 등의 순이다.

대구 달서구 용산동에서는 GS건설이 429가구 규모의 대구용산자이를 분양한다. 달서구 두류동에서는 동부건설이 333가구 규모의 두류 센트레빌 더시티를 분양하고 달성군 매곡리에서는 금호건설이 아파트 869가구, 오피스텔 76실 규모의 다사역 금호어울림을 분양한다. 라온건설은 달서구 진천동 일대에 짓는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대구 월배 라온프라이빗 디엘'을 공급중이다. 아파트 555가구와 오피스텔 114실이다.
뜨거운 지방 청약시장, 청약경쟁률 2002년 이후 최고치
부산에서는 중흥건설이 사상구 덕포동 덕포1구역에 1572가구 규모의 사상 중흥S-클래스 그랜드센트럴을 분양중이다. 679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에 1만 1017명이 몰리며 평균 청약경쟁률 16.23대 1을 기록했다. 울산에서는 서부동에 GS건설이 2687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울산지웰시티자이를 분양할 계획이다. 대전에서는 우미건설이 유성구 둔곡지구에서 760가구 규모의 대전 둔곡 우미린을 분양한다.

광주 북구 문흥동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아파트 907가구, 오피스텔 84실 규모의 더샵 광주포레스트를 공급한다. 동구 소태동에서는 고려개발이 아파트 286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무등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남 여수와 광양에서도 아파트가 공급된다. 대광건영은 여수에서 대광로제비앙 센텀29의 36가구를 분양한다. GS건설은 광양 성황도이지구에 광양센트럴자이(704가구)를 분양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