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지난 1분기 전세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학군, 정비사업 이주 등으로 수요는 여전하지만 정부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 물건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 3구 전세거래 40% 줄었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분기 강남 3구에선 5399건의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작년 1분기(8746건)보다 38.2% 감소했다.

교육 이주 수요가 많은 강남구가 2796건에서 1876건으로 32.9% 줄었다. 서초구는 1870건에서 1427건으로 23.7%, 송파구는 4080건에서 2096건으로 48.6% 감소했다. 전세 계약은 한 달 안에 신고하는 만큼 3월 계약 건수는 달라질 수 있다.

강남 지역의 전세 품귀 현상은 올초부터 시작됐다. 작년 ‘12·16 부동산 대책’의 타깃이 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로 몰렸다. 대치동 A중개업소 대표는 “고가 주택 매입을 위한 대출이 막히면서 교육 목적으로 강남에 오려는 사람 상당수가 아파트 매수를 포기했다”며 “전세 수요는 많은데 물건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계약 건수가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기준금리 인하도 전세 매물을 감소시킨 요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넣는 것보다 월세나 반월세로 전환하는 게 유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59㎡ 전세는 20여건인데, 같은 주택형 월세(반월세 포함)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2건이다. 개포동 L부동산 관계자는 “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도 중복 물건을 제외하면 전세 물건이 10개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건축 이주 등으로 강남 지역의 전세 부족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