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코로나 백신 개발에 써달라"…20억 쾌척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사진)이 26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예종석)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20억원을 기부했다.

사랑의열매는 재난 취약층에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과 치료비를 지원하는 데 10억원을,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위해 1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명예회장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예산이 적다는 소식을 듣고 성금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그룹 창업주 고(故) 이재준 회장의 아들인 이 명예회장은 40여 년간 그룹을 이끈 뒤 2011년 아들인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후 매일 서울 수송동 본사에 출근하지만 별도 비서실도 두지 않고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기부활동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사랑의열매가 펼친 희망나눔 캠페인에 이웃사랑 성금 10억원을 기부했다. 이 명예회장은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2200번째 회원이 됐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1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에 33년간 살았던 자택을 기부하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이 단독주택은 가격이 1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4월 강원도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해 10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 지진 연구와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에 사재 30억원을 출연했다.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은 이 명예회장이 대림산업 창업 50주년을 맞은 1989년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재단은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26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했고, 대학·학술단체의 연구 활동 총 289건을 지원했다.

이 명예회장은 1995년 대구 지하철공사 현장 폭발사고 때 피해 복구비용과 유가족 성금으로 20억원을 전달했다. 2016년 남북통일을 위해 통일과나눔 공익재단에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2000억원 상당)를 기부한 데 이어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10억원을 내놨다. 이 명예회장은 기부 활동을 소리 없이 해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은 그동안 회사 내부에도 잘 알리지 않고 기부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