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급등했다가 최근 가격이 빠지고 있는 광주시의 아파트 (자료 한경DB)
몇 년 동안 급등했다가 최근 가격이 빠지고 있는 광주시의 아파트 (자료 한경DB)
지역 경제 침체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부산, 울산, 경남 등 이른바 '부울경'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소진되고 있고 집값도 반등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 수요도 회복되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역에서는 울산과 거제의 경우에는 지난해 하반기 현대중공업이 대형 선박을 연이어 수주하는 등 지역 경제 기반인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의 경우 지난 11월 3개구(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부울경의 아파트 가격은 반등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을 살펴보면 1월 마지막 주 부울경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울산 0.1% △부산 0.04% △경남 0.02%로 전주 대비 상승했다. 울산은 9월 넷째 주 이후 18주, 부산은 11월 둘째 주 이후 11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남의 경우 1월 넷째 주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분양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 11월 울산에 분양한 ‘문수로동문굿모닝힐’은 정당계약 시작 4일 만에 완판됐다. 같은 달 부산에 공급된 ‘센텀KCC스위첸’은 67.76대 1로, 지난해 부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경남 거제시에 선보인 ‘e편한세상거제유로아일랜드’의 경우 4년 만에 최다 청약통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부동산 원정투자자, 대대광에서 '부울경'으로 이동하나
하지만 이러한 회복세가 외지인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방으로 원정으로 투자하는 이들은 대전, 대구, 광주 등 '대대광'에서 시사차익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부울경'으로 이동했다는 얘기다.

한국감정원 자료에서 부울경에 외지인의 투자 비율이 늘어난 걸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외지인 아파트 매입건수는 전년대비 부산이 1819건, 울산이 1485건, 경남은 438건 등으로 늘어났다. 반면 대구는 1536건이 줄었고, 광주는 552건 감소했으며 대전은 122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외지 투자자들이 올려놓은 집값을 지역민들이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점이다. 광주에서는 거품이 빠지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도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광주 봉선동에 위치한 ‘H 아파트’(2014년 11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 12월에 7억3000만원에 거래돼 11개월 만에 1억6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인근 ‘J 아파트’(2016년 12월 입주)도 동일 면적이 1억1000만원 하락했다. 인접한 ‘P 아파트’(2004년 12월 입주) 역시 1년 새(2019년 1월~2020년 1월) 가격이 8000만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부울경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서서히 오르는 추세다”라며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와 더불어 현재 부울경의 집값이 많이 빠져있는데다 공급 물량 감소로 신규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높은 상태다"라고 말했다.
2개 단지, 2687가구로 공급되는 '울산지웰시티 자이' 조감도(자료 신영)
2개 단지, 2687가구로 공급되는 '울산지웰시티 자이' 조감도(자료 신영)
이러한 회복세에 지역에서는 새 아파트 공급이 잇따를 예정이다. 특히 지역 부동산 시장 회복을 기다리면서 분양을 저울질했던 '대단지' 아파트가 쏟아진다. 부산에서는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은 연제구 거제동 일원에 ‘거제2구역재개발’(가칭)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5층, 34개동, 전용면적 49~84㎡, 총 4470가구 규모다. 이 중 275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울산에서는 2687가구가 한꺼번에 공급된다. 울산 동구 서부동 일원에 신영이 짓는 ‘울산 지웰시티 자이’다. 총 2개 단지로, 1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9개동 59~84㎡의 1371가구다. 2단지는 지하 5층~지상 37층 9개동 전용면적 84~107㎡, 131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바로 맞은 편에 현대중공업이 있다 현대백화점(울산동구점), 울산대병원, 한마음회관 등 생활편의시설도 인접했다.

반도건설은 오는 3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지구 공1블록에 '성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15층, 17개동, 전용면적 55~86㎡, 104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창원지방법원, 창원지방검찰청 등이 인접했다. 지역 내 최초인 별동학습관, 키즈워터파크, 맘스카페 및 사우나시설 등이 들어선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