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한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들. (자료 한경DB)
지난해말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한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들. (자료 한경DB)
서울에서 가점이 낮은 30대가 청약을 포기하는 이른바 '청포자'가 되고, 대신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중이 늘었다는 통계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반박하는 자료를 내놨다. 지난해 30대가 청약을 포기했다고 하기에는 당첨된 비중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낮지 않다는 것이다. 청약 당첨자들만 보면 연령에 따라 편중되지 않았고, 30대가 청약을 포기했다는 건 확대해석됐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설명자료를 통해 "지난해 서울지역 신규주택 청약 당첨자 중 30대 비중은 35.8%, 40대 비중은 37.3%로 연령에 따라 편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택수요가 많은 30~40대가 전체 당첨자의 73.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국토부의 주장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포함된 통계를 근거로 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일반공급에 있어서는 다수를 차지하는 가점제에서 40대의 당첨 비율이 높았다. 30대는 26.7%에 불과했고 40대가 42.9%, 50대가 21.0%의 순이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혼인한지 7년 이내이고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의 130%(최대) 이내인 무주택가구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30대 청포자 늘었다" 해석에…국토부 반발 "서울 청약에서 30대 많이 뽑혔다"
국토교통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30대가 66.7%, 40대가 18.3% 수준이다"라며 "무주택 실수요자의 수요가 많은 분양가 9억원 이하 신규주택의 경우는 당첨자 중 30대의 비중이 39.4%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9억 이하에서는 30대, 9억 초과분에서는 40대가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에서의 당첨자 중에서도 30대는 41.2%, 40대 27.7%이라고 강조했다. 일반공급 물량도 30대(35.2%)의 비중이 40대(30.4%)보다 높다는 게 국토부측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전국의 당첨자 현황자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특정 계층이 청약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대 매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와 한국감정원 집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7만1734건으로 30대가 28.8%인 2만691건을 매입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40대(2만562건)와 50대(1만3911건)가 뒤를 이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과 업계 안팎에서는 가점제 대상 아파트 확대로 30대가 청약시장에서 소외된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30대는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기간이 짧은 당첨 가능성은 낮다고 봐서다.
"30대 청포자 늘었다" 해석에…국토부 반발 "서울 청약에서 30대 많이 뽑혔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