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늦어진 과천 '로또 분양'…내달 '물꼬'튼다
경기 지역 내 최대 로또분양으로 꼽히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아파트 분양이 다음달 본격화된다. 정부와 민간건설사 간 분양가 산정 갈등으로 청약 일정이 기존 계획보다 1년 가까이 지연됐다. 전용면적 59㎡ 기준으로 최소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돼 청약통장이 대거 몰릴 전망이다.

과천제이드자이 분양 스타트

2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은 다음달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 들어서는 ‘과천제이드자이’(조감도) 모델하우스를 열기로 했다. 분양가는 3.3㎡당 2200만원가량에서 협의 중이다. 전용 59㎡ 기준 5억원대 초반 수준이다. 당초 계획보다 3.3㎡당 분양가를 100만~200만원 낮췄다.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고분양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뒤 분양가 재산정에 들어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더 늦어지면 손실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민간업체가 분양가를 낮추는 쪽으로 합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년 늦어진 과천 '로또 분양'…내달 '물꼬'튼다
이 단지 분양가는 과천시 아파트값 평균인 3.3㎡당 4496만원(한국감정원 1월 13일 기준)의 절반이 채 안 된다. 지식정보타운이 있는 별양동 평균 가격(4335만원)에 비해서도 2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3500만원 수준이던 시세가 하반기 급등해 예상 시세차익이 더 늘었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팀장은 “전용 59㎡ 기준으로 최소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며 “강남 접근성이 좋은 데다 주변에 개발 재료도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차익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제이드자이는 7개 동, 총 647가구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49~59㎡다. LH가 토지 조달 및 인허가를, GS건설이 시공·분양 등을 진행하는 ‘민간참여 공공분양’ 방식이다. 과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전체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한다. 나머지는 경기 1년 이상 거주자(20%), 서울과 인천 경기 거주자(50%) 등에게 돌아간다.

후속 분양은 난항

지식정보타운 분양의 물꼬가 트이긴 했지만 향후 공급 전망은 밝지 않다. LH와 합의만 되면 분양가를 정할 수 있는 제이드자이와 달리 남은 단지는 과천시의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하는 민간분양이어서다.

1년 늦어진 과천 '로또 분양'…내달 '물꼬'튼다
민간분양 중 가장 속도가 빠른 ‘푸르지오벨라르테’는 분양가 갈등으로 일정이 올스톱됐다. 과천시와 시공사인 대우건설 등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위원회는 3.3㎡당 2205만원을 적정분양가로 제시했다. 반면 대우건설, 금호산업, 태영건설, 원주민 토지주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자체 선정한 분양가 2600만원보다 크게 낮아 손실을 본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임대 후 분양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8년간 임대 후 분양하면 분양가 심의위를 거치지 않고 분양가를 정할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S1블록, S4블록 등 후속단지들도 푸르지오벨라르테와 사정이 비슷해 분양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식정보타운에는 분양과 임대를 포함해 아파트 82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급 일정 지연으로 예비청약자 피해도 커졌다. 국토부는 청약을 노린 전세 수요 등을 억제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기존 1년이던 최소 청약 거주 기간을 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제도시행 전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8년 초 이후 전입한 5000명 이상이 청약자격을 잃게 된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갈현동 일대에 135만3090㎡ 규모로 조성되는 도시개발구역이다. 아파트와 상업시설, 업무시설, 교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주거와 업무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라며 “과천이 판교처럼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