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내년 1월 시행 유력
잔금 남은 다주택자 수천만원 '세금 폭탄'
아파트(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아파트(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내년 1월부터 집을 3채 이상 가지고 있는 세대가 집을 또 매입할 경우 취득세율이 현재의 1~3%에서 4%로 올라가는 내용의 '지방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입법예고되면서 시장이 들끓고 있다. 정부는 2013년 서민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감면 특례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민신문고를 비롯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성토글이 올라오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법안 적용시점이 취득시점(잔금 지급일)인 점이다. 집을 계약하고 내년 잔금을 준비하고 있는 주택 매수자들을 몇 천만원의 돈을 추가로 내야하는 상황이다. 취득세율 인상이 최근 공개되고 유예없이 불과 한달여 만에 시행을 앞두고 있다보니 대비할 겨를이 없었다는 불만이 나온다.

11일 국민신문고에는 이 개정령안에 대한 의견이 전체 313개이며, 이 중 반대가 252건으로 80%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에서 보통 계약금과 잔금일 사이는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불만이다. 분양도 마찬가지다. 준공 이후에나 잔금을 치르기 때문에 계약일과 잔금일이 2~3년 가량 벌어진다. 이러한 시장의 보편적인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반대의 이유다.

'지방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시행되면 내년 1월1일 이후 잔금을 치르는 4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의 취득세가 대폭 오르게 된다. 현재 주택 유상거래 취득세율은 2013년 이후 감면 특례를 받고 있다. 6억원 이하 주택은 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2%, 9억원 초과는 3%다. 부동산 취득세 기본세율(4%)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취득할 때도 취득세 감면 혜택을 주는 셈이라며 '취득세는 4% 단일 비례세율'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11일까지 이뤄지고 있는 전자공청회. 대부분이 갑작스런 취득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11일까지 이뤄지고 있는 전자공청회. 대부분이 갑작스런 취득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이 개정령안은 지난 11월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안으로 의결됐다. 연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개정령안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법안이 알려지고 시행되기까지 불과 한달여만인 셈이다.

개정 시행령을 시행하면 3주택을 갖고 있던 세대가 6억원짜리 주택 1채를 더 매입해 4주택을 보유하게 되는 경우, 기존에는 1%인 600만원을 냈지만 내년부터는 2400만원을 내야한다. 8억원 주택을 추가로 매입한다면 1600만원(세율 2%)에서 3200만원(세율 4%)으로 늘어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은 "유예조항이나 예외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라며 "잔금을 앞두고 있는 3주택자들에게 더욱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A 세무사는 "정부가 한편에서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다주택자들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며 "이번 취득세율 중과 대상에서 법인은 아예 들어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고에도 이러한 불만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느닷없이 세금을 올리면 국민은 강제로 내야 하는 겁니까? 취득세 때문에 계약이 무효로 되고 나머지 비용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면 책임질겁니까?", "주택을 거래할 때 보통 계약 후 잔금일 까지 3~4개월 많게는 6개월이란 시간이 걸리는데 유예도 없이 법을 바꿔버리면 기존 법을 신뢰하고 계약한 사람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합니까" 등과 같이 갑작스러운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또한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것 까지 포함한다면 과연 누가 임대사업을 하기위해 주택을 취득할까요?", "지방의 몇 천만원짜리 아파트도 주택수에 포함시킨다면 누가 저런 아파트를 살까요? 지방 미분양이 많은 상황에서 서울과 똑같은 규정을 적용하면 더욱 힘들어 질 것입니다" 등 임대사업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본회의를 통과하면 바로 시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법이 통과되고 시행하는 사이에 신뢰보호가 필요한 부분도 있어 법제처와 경과조치 부분을 의논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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