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에 첫 공식 입장

"제안서 수정으론 하자치유 불가
재입찰 외에는 다른 대안 없어"
시공사 재입찰 가능성이 높아진 서울 한남 뉴타운 3구역.  한경DB

시공사 재입찰 가능성이 높아진 서울 한남 뉴타운 3구역. 한경DB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입장을 조합원들에게 밝혔다.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합동점검 결과가 나온 후 첫 번째 공식 입장이다. 과열 경쟁을 우려한 국토부 등은 수주전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입찰제안서에서 위법 사항을 20여 건 적발해 ‘재입찰’을 권고했다.

4일 한남3구역 조합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다시 진행하고자 한다면 현실적으로는 이 방법(재입찰)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한남3구역 조합은 지난달 28일 1차 시공사 합동설명회를 행사 직전 취소한 뒤 ‘재입찰’ 또는 ‘위법 항목 수정 후 입찰 강행’ 사이에서 고민했다.

그러자 서울시는 지난 3일 한남3구역 조합에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관련 업무협조 요청(촉구)’을 보내면서 재입찰을 다시 한 번 강하게 권유했다. 서울시는 이 공문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 입찰은 주택정비 제도와 사업의 적법성, 공정성 등을 훼손해 입찰 무효가 될 수 있다”며 “입찰 중단, 재입찰 등의 시정조치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촉구한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으로 제시된 ‘제안서상 위반 항목 수정’은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게 조합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에서 “진행 중인 검찰 수사나 추후 제기되는 법률소송에서 위법사항이 확정됐을 경우가 문제”라며 “제안서 위반 사항 수정에 의해 시공사가 선정됐다면 시공사 선정이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반 사항을 수정할 경우 제안서 수정의 주체인 시공사가 변경된 제안서를 조합에 제출해야 한다”며 “이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용산구, 서울시, 국토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는데 서울시 등은 재입찰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총회에서 조합 집행부가 재입찰 여부를 투표에 부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시공사 선정을 위해 소집된 총회가 재입찰 여부를 결정하는 총회로 바뀌는 것이다.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사항은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이사회, 대의원회, 조합 총회 등 관련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한남3구역 조합이 ‘재입찰’로 대응 방향을 정하면서 이로 인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재입찰 준비에 들어가는 시간을 감안하면 시공사 선정이 6개월가량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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