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하자 많아요"
최근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이 하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까 봐 쉬쉬하던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서울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입주 예정자들은 사전 점검 이후 아파트 하자 문제를 공론화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부실시공으로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다”며 강동구청에 준공허가를 불허해달라고 요청했다. 입주민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부분은 아파트 실내와 커뮤니티시설 등이다. 실내에선 천장 누수, 마감 부실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커뮤니티시설은 마감재 품질이 떨어지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입주민 이모씨는 “값싼 시트지로 출입문과 벽 등을 발라 놓는 등 마감재 품질이 나쁘다”며 “바닥 타일도 엉성하게 시공돼 새 아파트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도 에어컨 배관 문제로 천장에서 물이 새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역시 하자 논란이 끊이지 않자 주민들이 단지 앞에 시공사를 규탄하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었다.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자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늘면서 앞으로 비슷한 문제를 겪는 신축 아파트 주민들도 공론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분양 계약자들은 입주자협의회를 구성해 아파트 시공부터 사전 점검, 하자 보수 과정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김태황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는 “과거에는 아파트 하자가 단지 이미지와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봐 입주민들이 쉬쉬 하고 시공사는 최소한으로 보수해주고 넘어가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입주자들이 적극적인 대처로 보수를 하면 오히려 아파트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