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확대 신중해야"
주택건설업체 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다음달 시행을 앞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해 정부에 “시행을 재고하거나 적용지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철 한국주택협회 회장(사진)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중 무역 갈등과 한·일 경제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여 수출 부진 등 각종 경제지표의 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택 공급 감소,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을 불러오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과거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본격화한 이후 4년간 인허가 분양 물량이 모두 급감했고 (그 여파로) 집값은 꾸준히 상승세였다”며 상한제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강조했다. 최근 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도 분양가 상한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소급 적용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서울의 유일한 주택공급 수단인 정비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불가피하다면 적용 지역을 강남 3구 등으로 최소화하는 등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반기 주택시장에 대해선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무역분쟁 및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쳐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특히 지방은 지역사업이 위축된 데다 입주물량 누적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여서 수도권과의 양극화 현상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3000가구인데, 이 중 83%(5만2000가구)가 지방에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 업무를 독점하는 상황도 꼬집었다. 김 회장은 “독점 기관의 권한을 이용해 분양가격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다 보니 수도권 공급 차질, 투기수요 유입으로 인한 청약과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HUG를 분양가 통제 도구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 청약자의 안전을 위한 분양보증이라는 기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