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리오
파크리오
서울 잠실권 대표 대단지인 파크리오(6863가구)와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파크리오가 가격 조정을 받는 와중에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신축 아파트라는 강점을 내세운 헬리오시티 가격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1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97㎡는 이달 초 15억9000만원(13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8월의 역대 최고 거래가(16억원·12층)와 별 차이가 없다. 상대적으로 고가에 거래되는 84.97㎡를 제외하면 대부분 84㎡ 타입이 13억원대에 매매되고 있다.

이는 가락동 헬리오시티 매매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동·층·향 등에 따라 14억3000만원에서 16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초에는 19층이 15억원에 손바뀜했다. 입주 마감일(4월 1일)을 기점으로 가격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견고한 모습이다.

헬리오시티
헬리오시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신축의 힘’이 ‘입지의 열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신축효과가 떨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강남권 새 아파트 공급이 귀한 상황에서 헬리오시티가 이 같은 수요를 맞춰줬다”며 “신축의 메리트가 떨어지는 5~6년차가 되면 두 단지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강남권 신축 공급이 너무 적기 때문에 10년차 아파트도 큰 범주에서 신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수요자들의 매매심리가 회복되면 파크리오가 가진 입지의 희소성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크리오는 잠실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해 2008년 준공했다. 지난해 말 헬리오시티가 입주하기 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큰 단지였다.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과 잠실역, 8호선 몽촌토성역(평화의문), 9호선 한성백제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단지로 대중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다. 한강, 롯데월드타워와 가깝고 성내천,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등 주변 녹지공간이 풍부해 8호선 역세권인 헬리오시티에 비해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