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이 서울 금천구 옛 대한전선 부지에 종합병원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8년 전 병원 건립 등을 목적으로 이 부지를 매입했으나 병원 사업자를 구하지 못하자 직접 의료재단을 설립하고 병원 건립에 나섰다.

금천구 대한전선 부지에 종합병원
금천구는 지난 18일부터 옛 대한전선 부지 세부개발계획에 관한 주민공람을 하고 있다. 14일간 공람을 마치고 오는 6월 이 계획안을 서울시에 상정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건축 허가를 받고 착공해 2023년께 종합병원을 개원할 계획이다.

대한전선 부지는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 인근에 있다. 부지는 금하로를 기준으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뉘어 있다. 부영은 2012~2013년 8만2000여㎡에 달하는 이 부지를 1250억원에 매입했다. 매입 당시 부영은 종합병원 사업자가 나타날 경우 이 부지에 병원을 짓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종합병원 유치를 추진하던 금천구는 이 부지 일부를 종합의료시설 용도로 지정받기 위해 도시관리계획안을 마련해 서울시에 제출했다. 시민 25만여 명이 참여한 종합병원 유치 청원 서명부도 함께 전달했다. 이에 서울시는 약 2만㎡를 의료시설 용도로 지정했다.

하지만 병원 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금천구는 2013년 인제대 백병원과 종합대학병원 건립 협약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병원 건립이 지연되자 부영은 2017년 우정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이 재단에 자금과 부지를 출자했다. 세부개발계획안에 따르면 부영은 시흥동 113의 121 일대 8만985㎡에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보건소 등을 포함해 지하 5층~지상 18층, 600~886병상 규모의 종합의료시설을 조성한다. 연면적은 19만㎡에 이른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