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위기…적정 공사비 받아야"
“공사비 부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건설업계가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일한 만큼 대가를 받도록 공공공사비가 정상화돼야 합니다.”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사진)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적자공사가 누적돼 건설산업 기반이 붕괴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유 회장은 “지난 10년간 공공공사를 위주로 하는 토목업체가 30% 감소했고, 공공공사 10건 중 4건이 적자공사였다”며 “발주기관의 예정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낙찰률은 17년간 고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세계 주요 국가의 ㎡당 건축비는 영국이 450만원, 미국 433만원, 일본은 369만원인 데 비해 한국은 163만원으로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주요 도시의 건설 프로젝트 평균 이윤율은 뉴욕 런던 홍콩이 6~7% 수준인 데 비해 서울은 3%에 불과하다.

유 회장은 또 정부가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대거 면제하기로 했으나 이 역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공공공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4조1000억원에 이르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이 지역균형발전의 효과를 내려면 적정공사비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공사에 적정공사비가 매겨지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품질이 떨어지고, 각종 안전사고 우려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공공건설사업의 어려움을 거듭 호소했다.

주 52시간 근로 등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정부에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