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뒤편으로 보이는 송파헬리오시티. 9510가구로 단일 단지 역대 최대 규모인 이 아파트는 다음달 1일 입주가 끝난다. /한경DB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뒤편으로 보이는 송파헬리오시티. 9510가구로 단일 단지 역대 최대 규모인 이 아파트는 다음달 1일 입주가 끝난다. /한경DB
서울 전셋값 하락의 진원지로 불리던 송파구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신도시급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 쇼크가 두 달여 만에 진정 국면에 접어든 데다 주변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도 진행되면서 전셋값이 반등했다.

헬리오 입주 ‘핵폭탄급’이라더니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0.09%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전주에는 0.08% 하락했다. 다른 통계에서도 전세가격 반등 신호가 뚜렷하다. 국민은행 조사에선 지난주 약보합(-0.01%)에 그쳤다. 4주 연속 낙폭이 작아졌다.

송파구 전셋값 하락의 ‘진앙지’ 헬리오시티의 전셋값도 저점 대비 수천만원 올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집계된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6억3384만원을 기록했다. 6억원 선이 위태롭던 지난 1월(6억965만원) 대비 2000만원가량 올랐다.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기 직전이던 지난해 12월(6억3473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헬리오發 '입주 쇼크' 끝…송파 전셋값 반등
작년 말 입주 초기만 해도 전용 84㎡가 4억~5억원대에 전세 계약됐다. 단일 단지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9510가구가 한꺼번에 집들이를 하는 탓에 1년 단기 임대나 선순위 대출을 낀 물건 등이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거래됐다. 하지만 입주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전세 물건이 줄면서 가격은 오름세다. 다음달 1일로 입주 지정 기간이 끝나는 가운데 입주 대상 8101가구(임대분 제외) 중 6045가구가 잔금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락동 A공인 관계자는 “초등생 자녀를 둔 가구는 지난달 21일까지 전입신고를 마쳐야 단지 내 초등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다”며 “입주 피크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변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이주하는 것도 전셋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1450가구)는 1월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진주아파트(1507가구)는 이달 27일이 이주 개시일이다. 가락동 B공인 관계자는 “진주아파트에 살던 임차인이 최근 전용 84㎡ 전셋집을 6억5000만원에 계약했다”며 “전세 호가가 7억원이 넘는 것도 왕왕 나온다”고 말했다.

“상반기까지 오를 것”

송파구 전셋값을 선도하는 잠실·신천동 일대 전셋값도 속속 오르고 있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는 한두 달 전만 해도 헬리오시티 입주 영향으로 급전세 호가가 7억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엔 7억원 중반 수준으로 반등했다. 신천동 C공인 관계자는 “역세권 전세 호가는 8억~8억5000만원 선”이라고 했다. D공인 관계자는 “장미2차 전용 82㎡ 전세가격은 3000만~4000만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반대로 송파구와 인접한 위례신도시의 전셋값은 크게 흔들렸다.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4㎡ 전세가격은 연말 5억~5억5000만원 선에서 이달 4억원 초·중반까지 뚝 떨어졌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송파구 전세가격이 꺾이면서 인접 도시의 전세 수요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발생했다”며 “교통망 확충 지연도 이 같은 의사 결정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송파구 전세가격이 올여름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성·크로바아파트는 오는 6월까지, 진주아파트는 8월까지 이주하는 까닭이다. 신천동 C공인 관계자는 “11월 풍납동 잠실올림픽아이파크(697가구)가 입주한다”며 “7~8월께부터 일시적으로 전세가격이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