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당첨자들의 청약가점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시세에 근접한 높은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청약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분양했던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당첨자 최저 가점이 전용면적 84㎡C의 36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당첨자를 발표했던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의 최저 가점(50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전 인근 지역에서 진행됐던 청약보다 최저 가점이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청약 접수한 은평구 수색동 ‘DMC SK VIEW’의 최저 가점은 55점, 은평구 응암동 ‘힐스테이트 녹번역’의 최저 가점은 56점이었다. 최근 분양한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의 최저 가점도 44점으로 50점에 못 미친다.

올 들어 서울에서 청약 당첨 가점이 잇따라 낮게 나온 데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분양가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469만원으로 지난 연말 인근에서 분양했던 ‘DMC SK VIEW’의 1965만원, ‘힐스테이트 녹번역’의 1995만원보다 높았다. 올해 서울에서 가장 낮았던 당첨 가점은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에서 나온 16점이었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가구당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