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미국 워싱턴DC, 프랑스 파리 등 주요 선진국 대도시는 별도 기구를 꾸려 광역교통망 확충에 힘쓰고 있다. 별도 기구가 계획을 수립하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따라야 하는 구조여서 광역교통망 구축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연방법에 행정구역과 별개의 광역교통행정조직을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인구 5만 명 이상 대도시는 모두 해당된다. ‘워싱턴 도시권대중교통청(WMATA)’이 대표 사례다. 버지니아·메릴랜드·컬럼비아 특별행정구 등 3개 주정부가 1967년 설립한 기구다. 재원을 공동으로 마련해 교통계획 수립, 인프라 투자 등 교통 행정 전반을 책임진다. WMATA는 3개 주정부 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교통체계를 마련한다. 주정부가 아니라 정치인, 교수 등 각계 대표로 이뤄진 운영위원회가 결정권을 쥔다. 행정구역 간 갈등을 줄이면서 광역교통망을 효율적으로 확충한 이유다.

프랑스 파리는 1959년 ‘일드프랑스교통조합(STIF)’을 구성해 파리 주변 일드프랑스 지역까지 광역교통정책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STIF는 광역교통정책 수립·조정에 종합적인 권한이 있는 기구다. 중앙과 지방정부 대표가 함께 참여한다. 교통계획 수립부터 재원 조달, 투자, 운영을 모두 관리한다. 파리교통공사(RATP), 프랑스국철(SNCF), 민영버스조합(OPTLE) 등과 계약을 맺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제공한다.

영국은 2000년 설립된 ‘런던교통공사(TfL)’가 수도권 광역교통정책을 수립·운영한다. 한국과 달리 중앙정부가 운영 예산의 절반가량을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