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업무용 빌딩에 대한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작년부터 서울에서 거래된 업무용 빌딩 가운데 매각금액 상위 10개 빌딩의 매각총액은 4조1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10개 빌딩의 공시가격을 합하면 1조8567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44.9%로 조사됐다.

부영이 매입한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은 8900억원에 거래됐지만 공시가격은 4400억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수표동 시그니처타워는 매각액이 7260억원이지만 공시가격은 3300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46%다. 반영률이 가장 낮은 빌딩은 더케이트윈타워로 매매가는 7132억원이지만 공시가격은 1778억원에 그쳤다. 시세반영률이 25% 수준이다. 시세반영률이 가장 높은 건물은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으로 실거래가 4380억원에 공시가격 2767억원으로 63%였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60~70%인 것을 감안하면 대형 업무용 빌딩의 시세반영률이 지나치게 낮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또 공시가격은 재산세 등 다양한 세금의 부과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 같은 시세반영률 격차로 인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조세정의 확립 차원에서 같은 빌딩 사이에서 벌어진 시세반영률과 주택 종류별로 나타나는 시세반영률 격차를 정부가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