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시티파크(왼쪽), 용산파크타워.
용산시티파크(왼쪽), 용산파크타워.
그동안 매매가격 상승에서 소외됐던 서울 주요 지역 주상복합단지들이 잇달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주상복합이 갭 메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산 주상복합 줄줄이 신고가

용산시티파크(2007년 8월 준공)와 용산파크타워(2009년 5월 준공)는 최근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용산시티파크1단지 전용 114㎡ 최고층(42층) 매물은 지난달 28일 16억원에 팔렸다. 같은 주택형 25층은 지난 5월 14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인근 참좋은공인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투자 목적의 갭투자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공원 조망이 우수한 용산파크타워 전용 130㎡(14층) 매물은 지난달 24일 23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3월 말 같은 주택형 20층이 22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었다. 한미정 한강공인 대표는 “반포동 등과 비교해 용산 주상복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로2가 벽산메가트리움 전용 84㎡ 매물은 12억원에 나왔다. 3월 말 실거래가(9억7000만원) 대비 2억3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한강로2가 용산푸르지오써밋 전용 152㎡는 1월 20억원에 실거래된 이후 현재 2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아스테리움용산 전용 141㎡는 1월 말 20억4000만원으로 최고 실거래가를 찍은 이후 호가가 24억9600여만원으로 치솟았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조사소장은 “재건축 규제 강화로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다 보니 용산 강남 여의도 종로 등 도심의 주상복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동안 눌려 있던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상승 속도를 볼 때 거품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상복합도 뛴다… 용산시티파크 등 최고가
◆강북 중소형 상승세 강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주상복합 가격은 올해 상반기 12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5.54% 뛰면서 2006년 상반기(10.76%) 후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권 대형보다 강북권 중소형이 더 많이 올랐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왕십리센트라스 전용 84㎡는 최근 1년간 39.75%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9억2500만원이던 시세가 올해 상반기 11억2500만원으로 뛰었다. 마포구 신공덕동 펜트라하우스 84㎡는 같은 기간 30.72% 상승했다. 마포구 도화동 한화오벨리스크 38㎡는 29.82%, 광진구 자양동 이튼타워리버 84㎡는 26.43% 올랐다.

2호선 시청역과 5호선 서대문역 도보권에 있는 중구 순화동 덕수궁롯데캐슬(2016년 준공)도 지난달 신고가를 썼다. 전용 69㎡ 7층이 8억8500만원에 실거래됐다. 1월 같은 주택형 중층 매물이 8억~8억4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 단지는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많아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70%를 웃돈다.

이에 비해 1세대 주상복합 대장주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는 주택형별로 지난 1년 동안 3.92~13.7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대형 주택형으로 구성된 데다 시설이 노후화되고 있어서다. 2000년대 초·중반 준공된 1세대 주상복합의 추가 상승은 리모델링 성사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모델링 최소 연한(준공 15년)을 충족한 타워팰리스 2차는 이달 중순 주민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할 예정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타워팰리스가 리모델링에 성공하면 잠실 갤러리아팰리스(2005년 준공), 경기 성남시 정자동 파크뷰(2004년 준공) 등 리모델링 연한 충족을 앞둔 단지들도 주변 시세만큼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