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아파트값이 급반등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도곡동 일대 아파트 단지. /한경DB
이달 들어 아파트값이 급반등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도곡동 일대 아파트 단지. /한경DB
똘똘한 한 채 바람이 불면서 서울과 비(非)서울 지역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높아진 반면 지방 아파트값의 낙폭은 더욱 커졌다. 인천, 경기 집값도 낙폭을 키웠다. 서울만 나홀로 강세를 보이는 형국이다.

◆서울 전성시대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주 0.11% 올랐다. 지난주(0.1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구별로 보면 서울시의 마스터플랜 발표 기대에 용산구(0.26%)와 영등포구(0.23%)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은평구는 신분당선 연장사업과 재건축 기대로 0.24% 상승했다.

강남구는 이번주 0.07%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대치동 개포동 등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반등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 2주간 15억원대 급매물이 모두 소화되며 실거래가가 16억원대로 올라섰다. 로열층 호가는 17억원을 넘고 있다. 대치동 C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다음달 중 통과되면 2억~3억원은 더 오를 것이란 기대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포동 주공5~7단지의 실거래 가격도 한 주 만에 8000만원가량 올랐다. 전용 53㎡는 12억원대 매물이 다 팔리고 14억원대 호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상승 전환한 송파구는 이번주 0.05% 올랐다. 잠실동 B공인 관계자는 “이달 들어 거래가 활발해졌다”며 “잠실주공 5단지, 레이크팰리스 등의 저가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똘똘한 한 채'… 서울 집값은 날고 지방은 추락
서울과 달리 인천, 경기 지역의 낙폭은 커지고 있다. 지난주 0.04% 내렸던 인천은 이번주 0.13% 급락했다. 인천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저가매물 거래가 누적되며 0.32% 떨어졌다.

경기도의 낙폭도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5%로 확대됐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는 0.79% 급락했다. 인근 화성시, 시흥시, 단원구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서울 생활권인 경기 광명은 0.15% 급등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신규 분양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3.3㎡당 2000만원을 돌파한 영향이다. 하남시도 0.12% 뛰었다.

◆지방은 낙폭 확대

지방 아파트의 하락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대 광역시(-0.07%), 8개도(-0.16%) 모두 지난주에 비해 하락폭이 커졌다. 특히 울산은 이번주만 0.32%, 올해 누적으로 5.56% 떨어졌다. 한국감정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인구 유출과 지난해부터 급증한 입주 물량 피로감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울산에는 지난해 9800가구에 이어 올해 86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충남도 0.21%의 낙폭을 나타냈다. 입주 물량이 급증한 천안시 동남구(-0.48%)와 서산시(-0.43%)가 하락을 주도했다. 그나마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던 세종시도 공급물량이 누적되며 이번주 보합세로 전환했다.

전국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상승한 지역은 59개로 줄었다. 지난주에는 65개였다. 반면 하락 지역 수는 지난주 96개에서 이번주 99개로 증가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높아지자 지방이나 외곽 아파트를 파는 대신 서울 시내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차별화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아영/민경진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