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마련된 ‘미사역 파라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내방객들이 지난 27일 내부 평면을 살펴보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동양건설산업 제공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마련된 ‘미사역 파라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내방객들이 지난 27일 내부 평면을 살펴보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동양건설산업 제공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별공급 배정 물량을 100% 소진한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청약자들이 몰려 금융결제원 청약시스템 ‘아파트투유’가 일시 접속 장애를 겪기도 했다.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이 대부분 보합·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모양새다. 주택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차익이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로또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사역 파라곤 평균 경쟁률 105 대 1

3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청약을 받은 ‘미사역 파라곤’은 809가구 모집에 8만4875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104.91 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102㎡는 403가구에 5만3276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경쟁률이 132.19 대 1에 달했다. 이 단지는 지난 30일 특별공급 청약에서 116가구에 152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3.1 대 1로 중대형 단지 역대 최고 특별공급 경쟁률을 냈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1430만원대로 정해졌다. 공공택지에 조성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았다. 전용면적별 평균 분양가는 102㎡ 5억6820만원, 107㎡ 5억8370만원, 117㎡ 6억4650만원 등이다. 전용 102㎡ 분양가는 인근 단지보다 4억원가량 낮다. 당첨만 되면 4억원 가까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전용 101㎡ 저층 매물이 지난 4월 8억4000만원, 중간층 매물이 3월 9억2900만원에 팔렸다.

미사역 파라곤 일부 주택형은 분양가가 인근 전셋값 수준이다. 단지 북쪽 ‘미사강변더샵리버포레’ 전용 112㎡는 3월 6억원에 전세가 나갔다. 매매 물건은 4월 10억35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날 청약을 받은 ‘부산 화명센트럴푸르지오’는 평균 경쟁률 71.44 대 1로 전 주택형이 1순위 마감했다. 399가구 모집에 2만8505명이 청약했다. 전용 84㎡A는 117가구에 1만7823명이 몰려 152.3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평균 4억4283만원이다. 인근 입주 16년차인 단지 ‘화명 코오롱하늘채 2차’의 전용 84㎡는 지난 3월 4억7800만원에 거래됐고 요즘은 5억원을 호가한다.

경기 ‘평촌 어바인퍼스트’는 1순위 분양에 나온 1193가구에 5만8690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49.19 대 1로 나타났다. 최고 경쟁률은 46㎡B에서 나왔다. 5가구에 564명이 몰려 112.8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 전용 59㎡ 분양가는 평균 4억6085만원이다. 단지 건너편 입주 3년차 아파트 ‘안양호계푸르지오’ 같은 주택형의 4월 거래가(4억5500만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로또 아파트 잡자" 청약 과열… '미사역 파라곤' 최고 경쟁률 132 대 1
◆정부 “하남시 청약시장 집중 점검”

청약시장 과열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불법·편법 청약 집중 점검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4일부터 경기 하남시 신규 분양단지를 대상으로 부동산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집중 점검을 벌인다고 31일 밝혔다. 하남에선 미사역 파라곤에 앞서 4월 ‘포웰시티’가 분양됐다. 포웰시티는 감일지구 공공택지에 조성돼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았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70% 수준인 1680만원 선에 나왔다. 1순위에서 2096가구 분양(특별공급 제외)에 5만5110명이 청약했다. 1순위 청약에서 가점이 만점인 당첨자 3명이 나오는 기록도 세웠다.

국토부는 청약통장 불법 거래, 위장전입 등 각종 불법행위를 단속할 예정이다. 청약통장 매매 후 불법전매가 적발될 경우엔 해당 주택 분양 계약을 취소할 방침이다. 정부는 3월 ‘로또 청약’ 단지로 불린 서울 개포동 ‘디에이치자이 개포’ 당첨자를 대상으로 실거주 여부 등을 따지는 전수 조사를 벌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애초에 시세와 큰 격차가 없을 정도로 분양가를 조정할 여지를 줬다면 투기 수요가 진입할 이유가 확 줄었을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선 ‘로또 분양’을 노린 청약 과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