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조선·해운업 불황 여파에 부동산시장 침체가 겹쳐서다. 경매 건수는 늘고 응찰이 적어졌다. 경남 거제, 창원 등은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이 10% 후반대에서 30%대를 겨우 내는 분위기다.

23일 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방에서 지난달 경매가 진행된 물건은 총 6952건으로 지난달보다 24% 늘었다. 2016년 5월 7337건을 기록한 이후 약 2년 만의 최대치다. 같은 기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경매 물건(3150건)은 전월 대비 7% 늘었다.

거제·창원·군산… 경매 '찬바람'
거제시는 지난달 경매 건수가 165건을 기록했다. 지난 3월(113건)에 비해 46% 늘었다. 이 지역은 경매 진행 건수가 2016년 월평균 61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5건, 올해 113건으로 증가했다. 창원시는 올 들어 월평균 경매 건수가 238건이었다. 2016년 179건, 2017년 187건에 비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북 군산도 올 들어 월평균 경매 117건이 진행돼 작년(102건)보다 14% 증가했다.

경매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평균 응찰자 수는 확 줄었다. 주요 산업도시는 건당 2~3명꼴로 응찰자가 붙는 데 그친다. 거제는 지난달 응찰자 수가 2.2명으로 전월(3.2명)보다 감소했다. 울산도 평균 응찰자 수가 3월 3.4명에서 지난달 2.9명으로 줄었다.

응찰자가 줄면서 유찰 물건은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방 경매시장에선 총 2만4621건이 경매에 나와 9053건만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은 작년 40%에서 올 들어 36.8%로 하락했다. 지난달 주요 산업도시 낙찰률은 거제 17.6%, 창원 22.5%, 울산 33.3%에 그쳤다.

지방 경매시장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해 71.7%에서 올해 71.0%로 떨어졌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울산이나 군산, 거제 등은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지역”이라며 “금리가 오를 경우 경매시장이 더 침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