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특별공급이 현장접수에서 인터넷 청약으로 바뀌자 청약 경쟁률이 치솟았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간편하게 청약할 수 있게 된 영향이다.

15일 금융결제원 청약시스템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e편한세상 문래’는 지난 14일 특별공급 청약 접수에서 평균 10.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5가구 모집에 1006명이 몰렸다. 특별공급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그동안 특별공급은 미달되는 사례가 많았다. 경쟁이 발생해도 대부분 2~3 대 1을 넘지 않았다. 자격 조건이 까다롭고 모델하우스 현장에서만 접수한 까닭이다.

청약자 대부분은 신혼부부 모집으로 몰렸다. 45가구가 배정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는 948명이 청약해 평균 21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중 전용면적 84㎡는 2가구 모집에 130명이 신청해 가장 높은 경쟁률(65 대 1)을 보였다. 지난 4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전체 공급물량의 10%에서 20%로 2배 늘었다. 청약 자격도 기존에는 혼인기간 5년 이내에 자녀가 있어야 했지만 지난 4일부터 혼인기간 7년 이내 무자녀 가구로 확대됐다. 모델하우스 현장에서 접수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 청약도 전면 도입했다.

공급 물량을 늘렸지만 대상도 확대하면서 청약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청약으로 절차가 간편해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e편한세상 문래’는 청약제도가 바뀐 이후 처음으로 청약을 진행한 단지다. 경쟁률이 오히려 치솟으면서 신혼부부의 내집마련을 돕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로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요가 더 몰렸다”며 “차익이 기대되는 곳에선 특별공급 경쟁률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이뤄진 이 단지 1순위 청약은 평균 경쟁률 31.6 대 1로 마감됐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134가구 모집에 4236명이 청약했다. 최고 경쟁률은 9가구를 모집한 전용 84㎡ 주택형에서 나왔다. 1006명이 몰려 111.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