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다운계약 등 부동산실거래신고 위반행위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권에 프리미엄을 붙여 추후 매도할 때 양도세를 탈루하려고 거래금액을 3억원 부풀려 신고한 사례(업계약)도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부동산 실거래 허위신고 행위 7263건(1만2757명)을 적발해 총 38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전년(3884건)에 비해 1.9배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정밀조사를 벌여 적발했다.

유형별로는 실제 거래금액보다 낮게 신고한 다운계약이 772건(1543명), 높게 신고한 업계약이 391건(618명)이었다. A와 B는 서울 한 재건축아파트 분양권을 19억4000만원에 거래한 뒤 각각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탈루를 위해 18억2000만원으로 낮게 신고했다. 이들에겐 각각 389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C(매수인),D(매도인)는 한 아파트 분양권을 6억1000만원에 거래한 뒤 쌍방 합의하에 8억9000만원으로 높여 신고했다. 향후 C가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 탈루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업계약에 별다른 실익이 없는 D는 급전이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C가 마음을 바꿔 업계약을 자진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신고가격과 실제 거래가격 차이가 20% 이상 벌어진만큼 D는 거래가의 약 5%에 해당하는 3072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C는 자진신고에 따라 과태료를 면제받았다.

공인중개업자 E,F는 한 재건축아파트 분양권을 10억1000만원에 거래중개한 뒤 9억9000만원으로 낮게 신고하도록 조장한 혐의로 각각 과태료 4040만원에 처해졌다.

이밖에 실거래신고 지연 및 미신고 5231건(9030명), 계약일 등 가격외 허위신고 383건(842명), 증빙자료 미제출 혹은 거짓제출 95건(177명) 등이 있었다. 공인중개업자에 미신고 또는 허위신고를 요구한 행위도 159건(215명) 적발됐다. 공인중개사가 거짓신고를 조장하거나 방조한 행위는 232건(332명)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또 가족간 거래로 보이는 편법증여 의심사례 538건을 따로 국세청에 통보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운계약 등 실거래 허위신고에 대해선 관할 세무서에 통보해 양도세 추징이 이뤄지도록 조치했다”며 “지자체에도 통보해 관련 공인중개업자에 대한 자격정지·등록취소 등 행정처분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최근 서울 강남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등 일부 분양단지를 필두로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될 조짐이 나타난다고 판단, 불법행위 집중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당첨 계약자에 대해 자금조달계획서, 청약가점 등 정보를 면밀히 조사하고 청약통장 불법거래와 위장전입 등에 대해서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