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원한남, 분양가 낮춰 '두 번째 도전' 나선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들어서는 최고급 주택 ‘나인원한남’(조감도)이 펜트하우스 수를 줄이는 등 설계변경을 마쳤다. 시행사업자인 디에스한남은 설계변경에 맞춰 종전보다 낮은 분양가를 책정해 이르면 이번주 중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두 번째 분양심사를 올릴 계획이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디에스한남은 이달 초 용산구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변경승인을 받았다. 공급면적 249㎡ 이상으로만 구성한 기존 설계안에 182㎡형을 새로 추가했다. 가장 고가인 펜트하우스는 29가구에서 일부 줄이기로 했다. 설계안 변경에 따라 연면적은 22만426㎡에서 22만6218㎡로 늘어났다.

나인원한남은 지난해 5월 공동주택 335가구를 설립하는 내용으로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건축심의를 받은 건축물이 설계변경을 할 경우 내용에 따라 건축위 재심의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다행히 이 단지는 설계변경 범위가 연면적의 10%를 넘지 않아 관할구청의 승인허가만 받는 선에서 절차가 마무리됐다.

나인원한남은 디에스한남이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 부지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6242억원에 매입해 조성하는 고급주택이다. 지난해 12월 3.3㎡당 평균 분양가를 6360만원가량(펜트하우스 포함)으로 책정해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통상 분양보증 처리는 3~5일 안에 이뤄지지만 나인원한남은 두 달여를 끈 끝에 불가 판정을 받았다. HUG는 한남동 일대 다섯 개 단지의 3.3㎡당 시세 평균의 110%를 넘지 않는 분양가를 권장하되, 3.3㎡당 4750만원이었던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수준에 맞춰 분양보증을 승인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설계변경으로 고가 주택인 펜트하우스 가구 수가 일부 줄고 작은 주택이 추가되면서 3.3㎡당 평균 분양가는 다소 내려갈 전망이다. 하지만 LH가 부지를 비싼 가격에 매각한 데다 고급주택 설계를 고려하면 HUG 측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디에스한남 관계자는 “HUG의 요구에 따라 최대한 분양가를 조정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르면 이번주 HUG에 분양보증 심사를 신청한 뒤 추가 협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HUG의 분양가 인하 압박으로 나인원한남도 ‘로또 청약 단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나인원한남과 가까운 고급주택 ‘한남더힐’ 전용면적 235㎡형은 지난 1월 43억6000만원에 팔렸다. 3.3㎡당 6114만원 선으로, HUG가 디에스한남에 요구하는 마지노선(4750만원)보다 1300여만원 높은 가격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