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원동 ‘디에이치자이 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모델하우스 개장 시기가 9일에서 급작스레 오는 16일로 1주일가량 연기되면서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9일 서울 양재대로 인근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앞에선 허탈한 표정을 한 사람 여럿이 서성거렸다. 전날 오후 늦게 개장 시기가 늦춰졌다는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한 채 현장을 방문한 이들이었다. 강원이나 부산 등 지방에서 상경한 예비 청약자도 있었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찾은 강모씨는 “미계약 물량이라도 건지기 위해 내집마련신청서를 작성할 생각에 미리부터 직장에 월차를 쓰고 왔는데 헛걸음했다”며 “다음주에도 월차를 쓰면 상사의 눈치가 보일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12~13일께 분양 승인이 날 예정이다. 이 단지는 강남구청의 분양 승인이 지연돼 지난 8일 오후 늦게 분양 일정이 1주일가량 연기됐다고 공지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 협의가 늦어졌다”며 “3개 건설사 컨소시엄 단지다 보니 개별 건설사 사업지보다 협의·조율 등에 시간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조정 등의 지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작년에도 분양이 한 차례 연기된 적이 있다. 작년 12월 말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기존 단지 상가 세입자 등과의 갈등으로 사업 승인이 지연되며 일정이 연기됐다. 상가 소유자들은 8일에도 강남구청에 항의 방문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14일 분양공고를 내고 16일 모델하우스를 개장할 계획이다. 청약 예비당첨자 비율을 일반공급 물량의 80%까지로 올렸다. 건설사들은 통상 현행 규칙상 하한선인 40%를 예비당첨분으로 잡는다. 당첨자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 후 남은 미계약분 추첨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컨소시엄은 현장에서 선착순 분양을 접수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초 적용요건을 확대한 신혼부부 특별공급 개정안은 시행 전이라 적용되지 않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