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 하나금융투자연구위원(왼쪽부터),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센터장, 함영진 부동산 114리서치센터장.
채상욱 하나금융투자연구위원(왼쪽부터),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센터장, 함영진 부동산 114리서치센터장.
미국 증시가 금리 인상의 우려 속에 폭락하자 국내 부동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최대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이자 등이 올라 부동산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 기준금리는 올해 한 차례(0.25%) 정도 오를 것이라는 게 국내 경제학계의 중론이다. 현재 물가수준과 경기회복 속도 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 정도 인상 속도로는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중금리는 해외 이슈가 아니라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연동된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지 않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주택시장은 주식과 달라 금리 외에도 지역 내 공급량과 입주 전망 등 각종 시장 문제에 크게 엮여 있다”며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금리 인상에 민감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전망도 금융시장 외적인 변수에 더 좌우될 것이라고 보는 분석도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다른 중요 요소가 많다”며 “상가·상업용 오피스텔 시장은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등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더 크게 휘둘린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증시 폭락 등의 여파로 그간 뜨거웠던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금리가 0.5% 이하로 오른다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가구가 확 늘진 않는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심리적 부담감을 느껴 단기적으로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곧바로 추가 인상되지는 않더라도 시중금리는 국내외 여건이 미리 반영돼 조금씩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동산 수요자들의 매수여력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시장에 이전보다는 불확실성이 증가한 만큼 투자에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의 충격 강도가 높지 않더라도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이 연이어 도입된다”며 “향후 금리 인상을 고려해봤을 때 자신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만큼 대출을 받는 등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