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서 광역시·도 중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7.02%)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3.88%)은 2007년(3.89%)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소비자물가상승률(1.9%)의 두 배에 달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연간 전국 지가변동률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개발 기대감' 세종시 땅값 가장 많이 올랐다
◆광역시·도 중 세종 1위… 제주 주춤

17개 광역시·도 땅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세종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년(4.78%)보다 상승률이 2.24%포인트 뛰었다. 세종은 행정안전부 등 공공기관 추가 이전 기대감과 6생활권 개발이 시작되면서 토지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 다음으로는 부산(6.51%), 제주(5.46%), 대구(4.58%)가 뒤를 이었다. 뜨겁던 제주 땅값 상승률이 둔화되는 추세가 눈에 띈다. 제주 땅값 상승률은 지난 2분기 1.4%에서 3분기 1.37%, 4분기 1.34%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5~2016년 분기별로 3~4%대 상승률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 시·군·구별 상승률도 지난해엔 서귀포시와 제주시가 전국 1·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5위 밖으로 밀렸다. 충남(2.98%), 인천(3.1%), 경기(3.45%) 등은 전국 평균(3.88%)을 밑돌았다.

◆부산, 경기 평택 등 ‘톱 5’

시·군·구로 보면 부산 내 세 곳이 땅값 상승률 전국 5위 안에 들었다. 해운대구(9.05%)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우동(10.84%) 중동(10.59%) 등은 10%를 넘겼다. 초고층 레지던스인 엘시티, 도시첨단산업단지인 센텀2지구,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개발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수영구(7.76%)가 그 뒤를 이었다. 재개발사업이 전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해안가 상업용지 수요가 많아지면서 땅값이 올랐다.

경기 평택시(7.55%)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상승률이 전년(4.22%)보다 79%가량 뛰었다. 평택시 내에선 미군기지가 들어서는 팽성읍(14.26%)이 가장 많이 올랐다. 고덕국제신도시가 조성 중인 고덕면(11.91%)도 10%를 웃돌았다. 부산 기장군(7%)은 일광신도시 등 개발 호재로 전국 상승률 5위를 기록했다. 강원 속초시(5.81%)와 양양군(5.71%)도 수도권과 연결된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확장에 힘입어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4.32%)은 2013년 9월부터 5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5개 중 강서구(5.48%)와 마포구(5.32%)가 상승률 1, 2위를 차지했다. 강서구는 마곡지구 개발이 한창인 데다 김포공항 주변 건물 신축 고도제한 완화 기대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마포구는 연남동 등 홍대상권이 확장되면서 토지 수요가 많아져 땅값이 올랐다.

울산 동구(-1.86%), 경남 거제(0.33%) 등은 조선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전국에서 땅값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거래량, 서울 면적의 3.6배

지난해 전체 토지(순수+건물부속) 거래량은 331만4801필지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면적 기준으론 2206.1㎢로 서울 면적의 약 3.6배다. 지난해 1월 시작된 오피스텔 분양권 실거래신고 의무화 등 영향을 받아 전체 거래량이 늘었다. 분양권을 제외한 매매거래는 193만3652건으로 전년(201만223건)보다 3.8% 줄었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 토지거래량은 116만707건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용도 지역별로는 상업지역(39.7%) 거래량 증가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목별로는 기타잡종지(16.4%), 임야(15%), 공장용지(11.5%) 순으로 증가했다. 토지에 딸린 건물 유형별로는 상업업무용(49%), 공업용(32.9%) 순으로 거래량이 늘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