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42년째를 맞은 현대산업개발이 일본형 종합부동산개발회사 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일본의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미쓰이부동산이 모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설사업본부, 개발·운영사업부, 경영기획본부 등 ‘3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고 3일 밝혔다.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종합 부동산·인프라 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경영 프레임을 과감히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쓰이식 디벨로퍼'로 변신… 현대산업개발, 조직개편 단행
3본부 중 건설사업본부는 100여 년 역사의 국내 건설회사 최초로 건축부문과 토목(건설)부문을 통합했다. 건설사업부는 향후 도급 사업과 재개발·재건축 수주 사업을 전담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건축, 토목부문은 각자 뿌리 깊은 경쟁의식과 업역의 차이점 때문에 통합한 전례가 없지만 시너지 효과를 위해 국내 최초로 기능 중심 조직에서 사업부 중심 조직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운영사업본부는 택지 개발, 도시 개발, 레지던스·상업시설 개발 등의 디벨로퍼 업무를 할 예정이다. 건설·부동산의 하드웨어 요소를 넘어 물류, 유통, B2C 사업 등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 영역으로 플랫폼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 분야의 매출 비중이 20% 안팎에 그치지만 지속적으로 외형과 내실을 키우겠다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의 구상이다. 국내 1위 부동산 리서치 회사인 부동산114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개발사업부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경영기획본부는 인사, 총무, 홍보 등의 관리·지원기능을 맡는다. 이들 3본부는 각자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예컨대 개발운영사업본부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의 공사를 건설사업부에 도급을 주는 형태다.

3본부와 별도로 신사업과 기술 개발, 브랜드 강화, 디지털 혁신 등을 추진하기 위한 미래혁신실(CoE)도 신설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새로운 조직 형태는 일본 미쓰이부동산과 비슷하다. 미쓰이부동산은 일본 최대 종합부동산개발회사로 부동산 투자와 개발, 각종 건물의 운영 관리, 임대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1976년 한국도시개발이란 이름으로 출범한 현대산업개발은 1986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시공한 것도 현대산업개발이다. 아파트 브랜드로는 아이파크(I-PARK)를 쓰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8위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