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관통도로 수용한 잠실5단지 주택조합 "최고 50층 주상복합·호텔 7개동 짓겠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사진) 재건축 조합이 단지를 관통하는 도로를 신설하고 도로 남측으로 35~50층 높이 주상복합과 호텔·오피스 건물 총 7개 동을 세우는 새 계획을 내놨다. 잠실5단지는 단지 관통 도로와 광역중심시설 신설 문제 등으로 서울시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진통을 겪어왔다.

잠실5단지 조합은 지난 8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과 함께 나온 지적사항을 반영한 수정 계획안을 송파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송파구는 이를 심의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낼 계획이다.

지상 관통도로 수용한 잠실5단지 주택조합 "최고 50층 주상복합·호텔 7개동 짓겠다"
수정안에 따르면 조합은 단지를 관통하는 15m 폭의 지상 도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송파대로 장미아파트1차에서부터 잠실리센츠아파트까지 잇는 길이다. 재건축으로 6000여 가구가 새로 들어서면 일대 교통이 혼잡해질 수 있다는 서울시의 지적을 받아들였다.

그간 조합은 지상 관통 도로 신설을 반대해왔다. 단지가 둘로 나뉘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조합은 도로 신설에 대한 반대급부로 도로 남쪽을 전부 준주거지역으로 만들고 고층건물 7개 동을 짓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현재 일부가 3종 일반주거지역인 곳이다. 당초 50층 4개 동 건축 계획을 35~50층 주상복합 6개 동과 호텔·오피스 건물 1개 동 등 총 7개 동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설 도로는 준주거지역 상업시설과 일반주거지역을 구분하는 길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광역중심시설 기능을 늘리라는 서울시의 요구도 반영했다. 준주거지역에 들어서는 건물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비주거 면적 대비 10%(1만㎡) 정도이던 마이스 부분을 30%(3만㎡)가량으로 늘렸다. 호텔과 컨벤션센터, 시민청, 문화시설, 오피스 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역사 흔적 보존 요구는 새 계획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소위원회에서 잠실5단지 중앙부에 있는 타워형 아파트와 대형 굴뚝을 보존할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조합에 요구했다. 조합 관계자는 “내진 설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건축물을 단지 한가운데 놔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신 단지 외곽에 있는 소형 동 일부를 기념관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시장은 새 계획서를 반기는 분위기다. 잠실 올림픽로에 있는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 8일 서울 소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이 나오면서 15억원대였던 전용면적 76㎡(34평) 매물 가격이 14억원 중반까지 떨어졌다”며 “마이스 부문에 방점을 둔 새 계획이 승인되면 잠실5단지뿐 아니라 일대 주택 가격이 확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획서가 서울시에 접수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견이 없을 경우 이르면 다음달 초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