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양극화 "가격이 경쟁력"…구미선 1억대 아파트 등장
[ 김하나 기자 ]부동산 분양 시장이 공급물량 과다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 대출규제 혼선 등으로 양극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 부산 등의지역에서는 청약 광풍이 일고 있지만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청약이 어려운 곳이 늘고 있다. 하지만 분양 여건이 어려운 지역이라도 조기에 매진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입지가 비슷하다면 분양가를 저렴하게 분양한 단지들이 수요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주변보다 낮은 분양가로 분양 성공을 거둔 경우로 경기 김포시 풍무동에 분양한 ‘김포 풍무 꿈에그린 2차'가 있다. 이 단지는 정당계약 5일만에 계약이 모두 완료됐다. 1070가구나 되는 단지인데다 청약경쟁률도 평균 2.68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3.3㎡당 평균 분양가가 1080만원대로 작년 풍무동 일대에서 분양한 ‘풍무 푸르지오2차’(3.3㎡당 1100만원대)보다 낮은 점이 실수요자를 끌어들었다는 평가다. 인근 김포한강신도시인 운양동(2016년 현재 3.3㎡당 1188만원, 부동산 114 기준)보다 100만원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송희용 한화건설 분양소장은 “신규 분양 시장은 대출 규제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미분양을 남기기 보다는 실수요자들을 감안해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위축으로 미분양이 우려가 높은 경북 구미에서는 1억원대 아파트가 나온다. 효성그룹의 진흥기업은 경북 구미시 공단동 110번지에 공단2주공 300단지를 재건축하는 ‘강변뉴타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조감도)를 이달 분양한다.

구미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769만원인데, 이 단지의 분양가는 최저 670만원대(확장비 별도)부터다. 전용 59㎡의 경우 1억원 중후반대면 분양 받을 수 있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59~84㎡의 528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280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분양 관계자는 “구미는 청약 성적이 좋더라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아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낮은 분양가로 30~40대의 실수요자들을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 아파트 공급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강원도 원주에서는 호반건설이 원주기업도시(3-1블록, 3-2블록)에 ‘원주기업도시 호반베르디움 2, 3차’를 분양한다. 평균분양가는 3.3㎡당 673만원대인데다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의 무이자 조건까지 내걸었다.

원주시는 새 아파트타운이 형성되고 있는 원주혁신도시와 무실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3.3㎡당 700만~800만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원주시 반곡동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709만원, 무실동은 710만원이다. 2014년 9월에 입주한 ‘무실우미린’의 경우 전용 75㎡의 분양가가 2억원이었지만, 현재 2억7000만원에 달해 3.3㎡ 800만원에 육박한다.

전날 진행된 1순위 청약 결과 2차(3-1블록)는 80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1510명이 청약했고, 3차는 72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1524명이 청약했다. 당첨자 발표일은 2차는 다음달 4일이며, 3차는 3일이다. 계약일은 11월9~11일 예정됐다.

1군 브랜드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부산에서는 중견건설사인 일성건설이 공급에 나선다. 해운대구 반여동 1085의 1 일원에 짓는 ‘해운대 센텀 트루엘’(531가구)이다.

일성건설은 최근에 분양됐던 단지들이나 해운대 주변의 시세보다 낮은 3.3㎡당 900만원대로 분양가를 책정했다. 반여동 일대는 해운대구 2차 개발 계획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2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