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중개수수료 담합·폭리 너무하네
아파트 분양권 거래 시장이 법정 중개수수료 체계가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저금리 여파로 새 아파트 분양권 매매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인중개업계가 수수료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실거래금액을 축소 신고하는 다운계약서나 불법 전매 관행이 남아 있어 거래 당사자들이 불합리한 수수료에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개수수료 두세 배 더 내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초까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과 분양권 불법 전매에 대한 2차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런 가운데 과도한 분양권 유통을 부추기는 공인중개업계의 불합리한 중개수수료 체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분양권 중개수수료 담합·폭리 너무하네
25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서울 송파구에서 분양한 H재건축 단지는 주택값에 상관없이 분양권 매매 중개수수료가 300만원(매수자 기준)이다. 대법원 판례와 국토부 지침, 각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르면 동·호수가 지정된 아파트 분양권에는 법정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계약금과 중도금(은행 대출 포함), 웃돈 합계에 대해 0.4~0.9%의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면 된다.

송파구 H단지의 전용면적 59㎡는 당초 분양가격(6억3000만~7억2000만원대)에 5000만~7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원래 분양가를 7억2000만원, 이미 납부한 중도금 대출 1억원, 웃돈은 750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계약금(분양가격의 10%)과 중도금, 웃돈을 합친 약 2억5000만원의 법정 중개수수료는 최대 100만원이다. 그러나 최근 분양권을 매입한 A씨는 “매도자의 양도소득세를 대신 내는 조건에 중개 수수료도 매수·매도자가 각각 300만원씩 총 600만원을 지급했다”며 “공인중개사가 각각 500만원은 내야 하는데 깎아 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분양권 매매 중개수수료는 위례신도시 300만원,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200만원, 구리 갈매지구 200만원 등 지역마다 중개업계가 담합해 책정하는 실정이다. 위례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는 원매자(최초 분양자)에서 손바뀜이 여러 차례 된 경우도 있고 나중에 당국의 조사에 대비해 손이 많이 간다”며 “법정 수수료대로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전매가 ‘핵심’

전문가들은 과도한 분양권 중개수수료 관행이 일부 중개업자들의 정보 독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거래 가격이나 물건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기존 주택에 비해 분양권 정보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분양시장이 과열된 매도자 우위 시장이어서 매수자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도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부동산산업과 담당자는 “단순한 중개수수료 문제가 아니라 다운계약서나 불법 전매 등 전반적인 분양권 불법 거래와 관련이 있다”며 “웃돈이 지나치게 많이 붙은 지역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달부터 부동산불법거래신고센터를 열고 각종 제보를 받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