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퍼스트빌' 단지 정문에서 바라본 KTX동탄역 부지. 이소은 기자
'우남퍼스트빌' 단지 정문에서 바라본 KTX동탄역 부지. 이소은 기자
[이소은 기자] KTX동탄역 완공이 임박해지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수서-평택 간 고속철도의 일부 구간인 동탄역-수서 구간이 이르면 올해 6월 개통할 것을 알려지면서 부동산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KTX동탄역에서 18분 만에 서울 수서로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강남 생활권이 가능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동탄역 일대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고속철도 개통을 목전에 둔 지금, 실제 분위기는 어떨까. 지난 3일 동탄2신도시를 직접 찾았다.

광화문에서 차로 1시간 30분쯤 달려 기흥 IC를 지나자 동탄2신도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로 양 옆으로 2019년 완공되는 동탄테크노밸리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조금 더 가니 아파트 단지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GS자이’, ‘우남퍼스트빌’, ‘포스코더샵’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KTX동탄역 공사 현장. 이소은 기자
KTX동탄역 공사 현장. 이소은 기자
단지 옆으로는 KTX동탄역이 조성되고 있었다. KTX 역사 중 처음으로 지하에 마련되는 역인 만큼 지상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거대한 규모는 언뜻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공사 부지 가장자리를 따라 줄줄이 들어선 이동식 중개업소(떴다방) 직원들은 추운 날씨에도 밖으로 나와 인근 상가 분양을 적극 홍보했다.

시장 분위기를 물으려 우남퍼스트빌 상가에 차려진 중개업소에 들렀다.

최필성 동탄1번지 공인 대표는 “KTX동탄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단지들은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며 “찾는 사람은 많은데 물건이 안 나오니까 가끔 나오는 물건도 금세 거래 된다”고 말했다.
'우남퍼스트빌' 인근에 설치된 KTX동탄역 표지판. 이소은 기자
'우남퍼스트빌' 인근에 설치된 KTX동탄역 표지판. 이소은 기자
매물이 없는 이유를 물었더니 매도자들이 KTX동탄역 개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란다. 개통과 동시에 집값이 껑충 뛸 것이라 예상하는 매도자들이 매도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얘기다. 매수자는 매수자대로 집값이 조금이라도 쌀 때 집을 구하길 원하니, 찾는 사람은 많은데 물건은 도통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가끔 나오는 매물은 분양가 대비 1억 6000만원~1억 80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우남퍼스트빌 전용 59㎡의 분양가는 2억 5000만원 대였으나 지난해 말 4억 1000만원대에 거래됐다. 분양가 3억 4000만원 대였던 전용 84㎡는 실거래 가격이 5억 2000만원 대에 달한다. 입주 부대비용(약 3000만원 수준)을 고려하면 분양가 대비 최대 1억 500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KTX동탄역 공사 현장. 이소은 기자
KTX동탄역 공사 현장. 이소은 기자
집값이 이만큼 오른 것은 기존 실수요가 있는 상태에서 최근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중개업소의 얘기다.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우남퍼스트빌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근 삼성반도체 공장과 LG평택산업단지, 현대남양연구소 등으로 출퇴근 하는 실수요자들이었다. 그런데 KTX동탄역 개통 날짜가 감까워지면서 최근에는 분당과 강남 지역에서 투자 수요가 몰려들고 있다.

최 대표는 “국내 주거용 부동산의 역사를 보면 역세권이 무너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역세권 투자가 안정적이라는 얘기”라며 “KTX·GTX를 비롯해 인덕원선, 트램까지 모든 개발이 완료되면 이 지역은 수도권 남부의 교통 허브로 거듭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지역 역세권의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KTX외에도 인덕원~수원~광교~용인을 지나는 인덕원선, 화성~수원~오산을 연결하는 무가선트램 등이 예정돼 있어 개발 호재가 많다. 2021년 완공하는 수도권광역철도(GTX)까지 들어서면 서울 및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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