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자이 조감도. GS건설 제공
신반포자이 조감도. GS건설 제공
[이소은 기자] 서울 지하철2호선 삼성역에서 남쪽으로 휘문고사거리 근처의 자이갤러리에 마련된 신반포자이 모델하우스.

GS건설이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신반포자이는 3.3㎡당 평균 분양가 4290만원의 최고가 아파트여서 뭐가 다를까하고 모델하우스 방문 전부터 궁금해졌다. 강남 요지라는 입지여건이 우선 분양가에 크게 반영됐을 테고 아파트 자체의 차별화 요소는 뭘까.

판상형에 3베이, 지문인식 도어록, 천연대리석, 음식물쓰레기 이송설비, 주차인식이 가능한 자이 원패스 시스템, 게스트룸, 충전스테이션... 대동소이한 요소들로 보였다.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한 신반포자이 욕실.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한 신반포자이 욕실.
정작 기자의 눈길을 머물게 한 곳은 욕실이었다. 그것도 욕실의 세면대와 양변기가 남달라 보였다. 욕실 벽에 매달려 있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뭐가 분명 다른데 찾아내지는 못하고 그냥 깔끔하다고만 느꼈다. 다른 아파트와는 달리 세면대와 양변기 아래의 배관이 보이지 않는 게 차이점이라는 분양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서는 “맞다”고 무릎을 쳤다.

그러고 보니 욕실에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깔끔해 보이라고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그 보다 몇 배의 효과를 기대하는 기능적인 이유 때문이다. 바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제기된 층간소음을 줄일 목적이다.
욕실 배관공법 비교표. (자료:스카이시스템)
욕실 배관공법 비교표. (자료:스카이시스템)
층상배관 시스템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아파트 화장실이나 욕실의 물 내리는 소리가 아래층에 고스란히 전달되는 건 위층 화장실 배관이 아랫집 천장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층하배관'시스템이어서 소음을 막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층하배관 시스템 및 이후 나온 ‘슬라브다운(층상 이중배관) 공법’의 단점을 해결하는 기술이 바로 층상배관 시스템이다. 화장실 벽면에 선반을 만들어 그 속에 오배수관을 노출시켜 시공하는 방법이다. 화장실의 층간소음을 없앨 수 있는데다 배관의 점검 및 노후화된 배관의 유지보수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층상배관 시스템의 장점으로 꼽힌다.

층상배관 시스템은 지난해부터 대형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에 드물게 적용되고 있다. 사실 층상배관 시스템은 화장실 벽면에 적용하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 눈길을 끌만한 요소는 못된다. 하지만 효과가 더욱 알려지면 욕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임종승 신반포자이 분양소장도 “화장실 층간소음을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층상배관 시스템을 선택했다” 며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기는 하지만 고급 아파트의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 봤다.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한 신반포자이 욕실.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한 신반포자이 욕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