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 인기 학군지역 전셋값 '주춤'
지난 19일 오후 5678채가 몰려 있는 서울 잠실동 잠실엘스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 중개업소.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와 전세를 뒤늦게 구하려는 전화만 간간이 걸려올 뿐 비교적 한산했다. JS공인 관계자는 "입주 2년이 지나 전세 재계약이 마무리 단계인데다 새학기 수요도 거의 끝나 전세 문의가 크게 줄고 가격도 소폭 내렸다"고 전했다.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 힐스테이트 3차 인근 상가는 싼 전셋집을 구하러 서울 강남과 분당 · 판교에서 온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박찬식 동천태양공인 대표는 "전용 60~85㎡(20~30평형) 전세 매물이 없어 예약을 걸어두고 발길을 돌리는 세입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인기 학군지역 전셋값 주춤

대치동 잠실동 목동 등 서울 인기학군 지역 전셋값이 주춤해졌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새 학기를 앞두고 이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전세 수요도 감소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은 이달 초와 비슷하거나 다소 하락했다. 대치동 청실2차 115㎡는 2억1000만~2억2000만원으로 최근 보름 사이 1000만~2000만원 내렸다. 같은 기간 목동 7단지 72㎡는 1억9500만~2억원으로, 잠실 리센츠 109㎡는 4억4000만~4억7000만원으로 전셋값이 각각 1000만~2000만원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윤기 잠실동 온누리공인 대표는 "대치동 잠실동 목동 등은 학군 수요가 전셋값을 결정하는 탓에 여름 · 겨울방학이 끝나면 일시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은 오름세 지속

서울 비강남권과 수도권 전세난은 여전하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직전 주보다 0.01%포인트 낮은 0.10%였다. 강남구는 보합(0%),송파 · 양천구는 0.03% 상승에 그쳤지만 관악구(0.32%), 성북구(0.27%), 강북 · 동작 · 서대문구(0.26%), 도봉구(0.24%) 등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수도권도 직전 주보다 0.01%포인트 높은 0.25%로 강세를 이어갔다. 용인시 죽전동 새터마을 힐스테이트 111㎡는 2억3000만~2억4000만원으로, 의정부시 호원동 신일유토빌 111㎡는 1억6000만~1억8000만원으로 1주일 사이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일부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이나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에서 뒤늦게 전셋집을 구하며 이들 지역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름방학 앞두고 다시 오르나

전문가들은 전세난 진앙지의 하나였던 강남권 등 인기 학군지역의 전셋값이 한풀 꺾였지만 수도권 지역은 봄 이사철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전세난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전세대란은 예년과 양상이 달라 봄 이사철을 넘기더라도 안심할 수 만은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집값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전세로 눌러 사는 '선택적 세입자'가 늘고 있는데다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이 작년보다 감소해서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집을 사려는 매수세가 워낙 약해 봄 이사철 이후 전셋값이 단기적으로 진정되더라도 여름방학 이사가 시작되는 6월 말부터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태철/이승우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