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주액 476억 달러 초과 예상
연말 실적따라 500억 달러도 넘봐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공사 수주가 하반기 들어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모습과 달리 하반기 들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을 중심으로 잇따라 수주 낭보가 날아들고 있다.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2년 연속 400억 달러 달성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사상 최고치였던 476억달러 자리도 넘어설 기세다.

대형 건설사들은 부진한 주택건설 실적을 해외 수주를 통해 만회하게 됐다며 고무된 모습이다.

상반기까지만해도 해외건설 시장은 암울했다.

지난해 9월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와 유가 하락으로 중동 등 산유국들이 잇따라 공사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까닭이다.

심지어 올 3월에는 이미 수주가 확정된 63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제4정유공장 신설 공사 4개 공구를 비롯해 두바이, 러시아 등에서 수주한 공사가 잇따라 계약해지 통보를 받으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의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74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3%나 감소했다.

해외건설 시장에 빛이 들기 시작한 것은 올 7월 이후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했던 경제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까지 오르기 시작한 것.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유국의 발주처는 유가가 배럴당 60~80달러는 돼야 시설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 유가가 강세를 보인 것이 발주물량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중동 산유국의 공사 발주가 늘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에 두각을 나타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수주액(해외건설협회 신고기준)은 413억로 올해 목표치인 400억 달러를 초과달성했다.

여기에다 20일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 르와이스에서 각각 27억3천만 달러와 11억7천만 달러를 보태면서 총 수주액은 452억 달러로 늘었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주액인 476억 달러의 95%에 육박하는 것이다.

올해 초 발주가 취소된 쿠웨이트 알주르 공장 63억 달러를 제외하면 이미 작년 실적을 넘어선 수치다.

건설업계와 해외건설협회는 올 연말에도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추가 수주 물량이 대기중이어서 지난해 수주액 476억 달러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말 수주결과에 따라 '꿈의 실적'으로 불리는 '500억달러' 달성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대우건설은 올해 알제리 아르주 LNG플랜트, 리비아 워터프론트 건설공사 등 해외에서 총 26억7천만 달러를 수주했으며, 연말까지 14억 달러의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GS건설도 지금까지 수주한 62억 달러 외에 최대 10억 달러의 추가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는 내년에도 올 하반기와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500억 달러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는 특히 올해 계약이 취소된 63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이 다시 발주될 예정이며 국내 건설사의 재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건설 공사는 변수가 많지만 올해 수주액이 작년 실적을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며 "내년에는 올해 상반기와 같은 경제위기만 없다면 해외건설 공사가 건설업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