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미개발지인 강서구 마곡지구(조감도)가 27일 첫 삽을 떴다. 정보기술(IT),생명과학(BT) 중심의 첨단 연구개발(R&D) 단지로 조성될 이곳은 먼저 2012년까지 1만1000여채의 공동주택 건립 및 도로,상하수도 등 각종 기반시설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7일 오세훈 시장과 김재현 강서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곡지구 내 1공구 153만5559㎡에 대한 착공식을 개최했다. 전체 지구 면적(336만3591㎡)의 약 45%인 1공구에는 2012년까지 1만1353채의 아파트와 국제업무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66만㎡의 부지에 들어설 공동주택은 SH공사가 지어 2012년 중순께 분양할 계획이며 준공 및 입주도 같은 해 연말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장기전세 포함)은 각각 5677채,5676채로 절반씩 공급된다. 임대주택 5676채 중 3123채는 장기전세주택(브랜드명 시프트)으로 지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분양주택을 늘려달라는 이 일대 주민들의 민원이 많았으나 국제업무단지의 주거 수요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특히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약 34만㎡의 국제업무단지는 다국적 기업 및 금융,법률,회계,호텔 등 고급 비즈니스 지원기능을 유치해 동북아 연구개발(R&D)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공항과 인접해 고도제한(57.86m)이 있는 만큼 개발 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지하공간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박상돈 서울시 마곡개발과장은 "1공구 부지 154만㎡ 중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 비율이 45%에 달할 만큼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이곳이 세계 16대 탄소저감 선도 프로젝트로 선정된 만큼 각종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탄소중립 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IT,BT 등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설 2공구(129만㎡)에 대해서도 단지 기반시설 조성 공사를 위한 입찰을 내달 실시해 늦어도 내년 초 착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변공간을 만드는 '워터프런트'(79만㎡)도 작년 6월 국제 현상공모 당선작에 대한 실시설계를 마치고 내년 하반기께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한편 마곡지구는 2005년 개발구상안이 발표된 후 2007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이번 착공에 이르기까지 4년여간의 계획 수립 및 준비기간을 거쳤다. 2031년까지 3단계에 걸쳐 사업이 추진되며 총 사업비 규모는 5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7월 개통한 지하철9호선을 통해 강남지역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내년 말에는 인천국제공항철도 2단계 구간(김포공항~서울역) 준공도 앞두고 있어 이 일대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