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노원 도봉 강북 중랑구 등 그동안 소외돼 왔던 동북권 지역이 이 일대를 관통하는 중랑천을 중심으로 한 수변도시로 개발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동북권 지역을 서울의 경제 · 문화 · 산업 경쟁력을 갖춘 거점도시로 육성하는 내용의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9일 발표했다.

구상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까지 모두 18조원을 들여 동북권의 대동맥 격인 중랑천변에 경제 · 문화 거점을 마련하고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또 역세권 등 기존 거점과도 연계해 수변 개발에 따른 동력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해마다 수해로 고통을 겪어왔던 중랑천 일대를 낭만과 문화가 흐르는 자연형 하천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중랑천변 동부간선도로를 단계적으로 지하화하고 한강~군자교 사이 4.9㎞ 구간은 뱃길로 조성하기로 했다. 군자교 인근에는 수상택시나 수상버스,요트 등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이 건설된다.

시는 또 의정부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를 통해 약 20만t의 맑은 물이 중랑천에 추가로 공급될 수 있도록 경기도와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아울러 △창동 · 상계 △성북 · 석계 △성수 · 뚝섬 등 3곳을 신 경제거점으로,△초안산 일대 △이문 · 휘경 · 중화 △중랑물재생센터 등 3곳은 신 문화거점으로 조성해 이 일대 균형 발전을 견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창동열린극장 부지 등 창동 · 상계 지역은 대규모 복합개발을 통해 신 비즈니스 타운 중심지로 육성된다. 성북 · 석계 역세권은 업무 · 상업 · 문화 복합 콤플렉스로 조성돼 대학,벤처기업 등을 지원하는 기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본사(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들어올 성수 · 뚝섬 일대는 R&D(연구개발)~제조~생산까지 연계하는 신산업 메카로 개발된다.

송득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현재 동북권에는 아파트 등 주거중심의 인프라가 대부분이어서 직주(직장과 주거지역) 분리로 인한 개발동력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그동안 취약했던 업무 · 상업 · 문화 기능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우이~신설선,우이~방학선,동북선(왕십리~은행사거리),면목선(청량리~신내) 등 4개 경전철(총 35.84㎞)을 조기에 건설하고,동부간선도로를 확장해 교통 여건도 개선할 방침이다.

자전거 간선도로망도 5개소(82㎞)를 건설해 주거지~중랑천~한강까지 자전거로 연결하기로 했다.

시는 이 밖에 경춘선 폐선부지 지상철 구간에 녹지공간을 늘리고 성북동 삼청각을 고품격 문화 관광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인프라도 개선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성동 광진 동대문 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구 등 8개구 350만명과 경기도 구리 남양주 포천 등 3개시 150만명 등 총 500만명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북권 개발사업에는 2020년까지 공공부문 11조원,민간부문 7조원 등을 합쳐 약 18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연말까지 실행계획을 수립해 단계별로 사업을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