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했지만 경쟁률이 이렇게 치솟을 줄은 몰랐습니다. "(삼성물산 관계자)

6일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 청약을 마감한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1순위(청약예금 등 가입 기간 2년 이상) 청약 마감은 예상했다고 하더라도 뜨거운 수요자들의 청약열기는 기대치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모델하우스에 사람이 몰렸던 인천 청라지구는 물론 서울 시내 재개발 아파트와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에도 많은 수요자들이 청약했기 때문이다. 송도와 청라 지역을 시작으로 확산되고 있는 건설사들의 '분양가 인하'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고 경쟁률 22.85 대 1

청라지구에서 분양한 한화꿈에그린과 호반베르디움은 각각 7.36 대 1,2.48 대 1의 높은 평균 경쟁률로 1순위에 마감됐다. 한화꿈에그린이 1142가구,호반베르디움이 208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경쟁률이다. 최고 경쟁을 기록한 모델은 한화꿈에그린의 130㎡형(298가구)으로 인천지역에서 2034명,수도권에서 1148명이 청약해 각각 경쟁률이 22.85 대 1,14.8 대 1에 이르렀다. 호반베르디움 역시 758가구가 공급된 112㎡형에 인천지역 7.03 대 1,수도권 3.9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신당6구역을 재개발한 삼성래미안 신당2차 아파트는 평균 경쟁률이 9.56 대 1로 높았다. 일반분양이 228가구로 적었던데다 인근 분양단지보다 싼 분양가(3.3㎡당 평균 1488만원)가 주효했다. 15가구가 나온 107㎡형에 서울에서만 287명이 몰려 19.13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연휴 기간 2만명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던 경기도 의왕 내손동의 래미안에버하임 역시 114가구에 1426명이 몰려 1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9가구가 공급된 108㎡형에 238명이 지원했으나 모든 평형이 의왕시 거주자 우선공급에서 100% 마감돼 실경쟁률은 1 대 1에서 3.4 대 1에 머물렀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청라지역의 높은 경쟁률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의왕에서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은 의외"라며 "신규 분양 청약 열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0% 싼 분양가가 관심 촉발

청라지구의 신규 분양물량이 인기를 끈 것은 무엇보다 '싼 가격'에서 비롯됐다. 최근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된 청라한라비발디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085만원이며 청라한화꿈에그린은 이보다 20만원 낮은 1065만원이다. 한화꿈에그린 물량은 두 달 전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공급한 웰카운티보다 3.3㎡당 100만원 가까이 싼 가격(10% 정도 저렴)이다. 2007년 11월 평균 1350만원 선에 분양했던 GS자이와 비교하면 3.3㎡당 300만원 낮은 가격경쟁력을 가졌다.

이는 기본적으로 싼 값에 땅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GS자이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땅을 매입한 반면 한라비발디 등은 추첨을 통해 용지를 할당받아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다. 한편으론 '분양가 인하'라는 주택건설업체들의 자구노력도 있었다. 신완철 한화건설 상무는 "만약 미분양이 생기면 건설사 부담은 물론 청라지구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어 사업이익을 줄이며 분양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양가 인하 경쟁은 향후 청라지역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롯데건설은 주상복합 청라 롯데캐슬을 분양하며 평균 분양가를 3.3㎡당 1200만원 선으로 잡았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건축비가 일반 아파트보다 비싸지만 분양가를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선에 맞췄다.

일각에선 발코니 확장 시공비 등을 포함하면 종전 분양 아파트와 비교해 가격 매력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웰카운티의 발코니 확장비는 350만~400만원인 반면 한라비발디는 평균 1085만원이 책정됐다. 한화꿈에그린도 113㎡형이 1085만원으로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하면 두 단지 모두 평균 분양가가 3.3㎡당 1100만원대 초반으로 올라간다.

노경목/장규호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