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오피스텔,상가 등 임대형 부동산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2~3% 수준으로 낮아진데다 저가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임대형 부동산의 수익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오피스텔에 대한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지난 1월 30.4%에서 이달(19일 현재) 35.1%로 올랐다.

상가 낙찰률도 같은 기간 19.5%에서 30.8%로 높아졌다. 낙찰률이 올라가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도 치솟고 있다. 수도권 오피스텔은 1월 55.1%에서 이달 76%로,상가는 48%에서 53.4%로 각각 상승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으로 낙찰되는 사례도 일부 눈에 띄었다. 이달 경매에 나왔던 인천시 남구 주안동 '아이존쇼핑몰' 3.9㎡(1.2평) 상가는 감정가(990만원)의 거의 두 배인 1800만원에 낙찰됐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씨티21' 오피스텔 203호(28.04㎡)는 감정가(3500만원)보다 40.5% 높은 4917만원에,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66.3㎡(20평) 상가는 감정가(1억6000만원)보다 37.6% 많은 2억2020만원에 거래됐다. 상가정보연구소의 박대원 대표는 "투자자들이 역세권 상가나 오피스텔을 선별해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시장에서도 저가 매물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상가는 시세보다 20~30% 낮은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대성공인의 배영애 대표(한경 베스트공인)는 "아파트 거래는 거의 끊겼지만 상가 건물은 급매물이면 수백억원짜리도 거래가 된다"며 "기업 구조조정용 매물이 많이 나와 매매가 비교적 활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 서계동 키움공인의 임기중 대표(한경 베스트공인)는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이 중 · 소형 상가빌딩에 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은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아 거래는 다소 뜸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의 씨티공인(한경 베스트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1억4000만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59㎡(18평)형 오피스텔이 현재 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며 "분당 아파트 값이 최고 40~50%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보합세여서 거래가 가뭄에 콩나듯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급매물 매수 대기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엔알컨설팅의 박상언 사장은 "지하철 9호선 신규 역세권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15% 이상 낮은 급매물이 나오면 매수하겠다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텔에도 생계형 임차 수요가 늘면서 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다. 모텔정보업체인 모텔사랑의 이길원 대표는 "실직한 직장인들이 건물을 빌려 모텔 사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임차인을 상대로 임대수익을 올리거나 직접 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들이 모텔을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늘어나는 일본인 관광객 숙박을 위한 '관광형 테마 모텔'을 차리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