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거래,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 영향
설 이후 본격 움직일 듯


주말 들어 강남 3구를 비롯한 목동,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의 호가 오름세가 진정되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부터 활발했던 거래도 초급매물이 다 팔리고 호가가 5천만~1억원 가까이 오른 후에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투기지역 등 정부의 규제 완화 속도와 경제 운용에 따라 추가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 13일 거래를 마지막으로 매수 문의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 최저가와 비교해 1억~2억원씩 호가가 단기 급등한 데 대한 부담감이 크다.

그렇다고 매도 호가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는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호가를 못내리고, 매수자는 비싸다는 생각에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며 "매도, 매수 호가 격차가 크게 벌어진 채 1-2주간은 거래가 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이달 초까지 초급매물 일부가 거래된 후 매물이 모두 회수되거나 호가가 1억원 가량 오른 상태. 주공 1단지 49㎡는 지난 연말 7억9천만원에서 이달 들어 7천만원 뛴 8억6천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는 저가 매물을 찾는 문의만 이어질 뿐 거래는 주춤하다.

양천구 목동도 지난달 중순부터 한달여간 급매물이 일제히 소화됐다.

신시가지 1-7단지 89㎡ 아파트의 경우 향, 동에 따라 4억6천만~5억2천만원의 급매물이 모두 팔리고 현재는 5억5천만~5억6천만원이 가장 싸다.

66㎡도 최저 급매물 가격이 2천만~3천만원 상승했고, 115㎡ 역시 8억원대 초반 매물이 일제히 팔리며 8억원 후반, 9억원 초반대 매물만 남아 있다.

7단지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고,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강남 동향에 민감한 목동도 급매물이 모두 소진됐다"며 "급매물이 한차례 팔린 후 호가가 오르면서 거래는 잠잠하지만 여전히 대기수요는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분당신도시, 용인 죽전.상현동 일대도 최저가 급매물이 팔린 후 호가가 뛰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

버블세븐은 아니지만 강남 재건축 영향을 받는 강동구 둔촌, 고덕 주공 단지도 마찬가지다.

둔촌 주공 112㎡의 경우 6억2천만~6억3천만원짜리 바닥 매물이 팔린 후 7억원에 이어 7억5천만원으로 호가가 상승했다.

고덕 시영 43㎡는 최저 3억원 짜리 매물이 팔린 뒤 3억3천만원, 56㎡는 3억6천만~3억7천만원짜리 매물이 사라지고 현재는 4억1천만원을 호가하지만 오른 값에는 잘 팔리지 않는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호가를 유지한 채 매도, 매수자 모두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장에는 최소한 강남권 등 버블세븐 만큼은 아파트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과 '아직 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자는 초저금리와 정부 규제 완화를, 후자는 미국 등 글로벌 경제 위기, 기업 구조조정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전문가들은 버블세븐 아파트의 매도, 매수자 간의 힘겨루기가 최소한 설 연휴 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예년부터 설을 앞두고는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며 "설 이후에는 정부의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 의지와 경기 회복 기미 등 변수에 따라 시장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