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점 43~59점 그쳐…부동산 한파에 고점자들 관망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 이달 첫 분양돼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아파트가 정작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예상보다 크게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용인을 비롯해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약 고득점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이 광교에서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분양한 '참누리 더레이크힐'(1188가구)의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주택형 별로 43~59점(84점 만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분양 전 예상했던 평균 커트라인(55~60점)에 비해 최고 17점 낮은 수치다. 참누리 더레이크힐은 실제 순위 내 청약(3자녀 무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 84가구 제외)에서 평균 10.57 대 1,최고 237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돼 일각에서는 커트라인이 60점이 넘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중ㆍ대형인 146.47㎡형(44.31평형) 커트라인이 43점에 그쳤으며 소형인 112.03㎡형(33.89평형)도 45점에 머물렀다. 커트라인이 가장 높았던 112.29㎡형(33.97평형)도 59점으로 60점을 밑돌았다.

청약 최고점수도 79점(112.29㎡형)에 그쳐 지난해 분양한 은평뉴타운 1지구의 최고점수(84점)는 물론 지난 4월 인근 용인 흥덕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81점)보다도 낮았다.

이는 청약가점이 낮아 당첨 가능성이 적은 수요자들은 '묻지마 청약'을 했지만 당첨 안정권인 고득점자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광교 추가 분양물량을 노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광교 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광교에서는 2013년까지 모두 3만1000가구의 주택이 순차적으로 분양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광교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아지고 인근 시세는 떨어진 것이 고득점자들의 발목을 잡은 것 같다"며 "부동산 경기가 계속 악화되면 광교에서 추후 분양되는 아파트들의 인기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