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시가 기습인상과 분양가 인상 억제 등 주택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다음달 7일 청약 접수가 시작되는 서울지역 4차 동시분양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주택업체들이 분양가 과다 책정을 자제키로 한 데다 무주택자 우선공급제도가 부활 후 첫 적용되는 동시분양이어서 청약 결과에 실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 목적을 분명히 한 뒤 현장과 모델하우스를 꼼꼼히 살피고 입지여건을 따져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소형 단지가 많기 때문에 입주 여건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현장을 답사한 뒤 청약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특히 무주택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청약자이면서 실수요자일 경우 이번 청약에 마음에 드는 단지가 없다면 다음 청약을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높아지는 경쟁률=분양권 전매 제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마지막 동시분양인 데다 신규 청약 1순위자가 크게 늘어나 동시분양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동시분양 사상 최고의 청약경쟁을 보였던 3차 때의 평균 경쟁률 79.8대 1보다 더 치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약통장 1순위자 증가도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말 전국 청약통장 1순위자가 처음으로 1백만명을 넘어섰다. 한달 만에 20만2천3백7명이 늘어 1백18만여 명에 달했다. 금융결제원은 4월에도 1순위자가 20만~30만명 증가해 이달말이면 전체 1순위자가 1백4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기 단지는 어디=지난 3차 동시분양 때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신사동 강남구청역 "중앙 하이츠빌리지"등 블루칩들이 빠져나가 상대적으로 강남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강남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은 서초 방배 "대림 e-이편한세상"을 제외하곤 30평형 이하 소형에 미니 단지로 이뤄져 프리미엄을 노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지 규모나 브랜드 가치를 따져 마포구 공덕동 삼성,서초구 방배동 대림,광진구 광장동 현대 등을 인기 예상 단지로 꼽는다. 공덕 제4재개발구역에 들어서는 삼성래미안은 24평형 2백42가구,32평형 16가구,41평형 5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마포 일대가 약 1만3천가구의 삼성타운으로 형성 중이어서 브랜드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일반 분양분이 24평형에 집중되는 게 흠이다. 방배동 대림은 48평형 단일 평형에 1백54가구로 모두 일반분양된다. 보통 강남에서 대형 평형이 나올 경우 웃돈이 쉽게 형성되는 요소를 갖춘 셈이다. 하지만 최근 서초구 일대 대형 평형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단기 프리미엄보다는 임대사업을 고려하는 투자자는 역삼동 엑스인하우징과 잠원동 두산을 노려볼 만하다. 최근 단기 차익을 노린 분양권 시장이 거래 공백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대형 평형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을 가진 수요자는 30평형대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으로 바꾸는 게 급선무다.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는 마지막 기회란 점이 오히려 화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분양권을 얼마나 보유할 지도 잘 생각해봐야 한다. 무주택자 우선공급제를 활용해라=이번 동시분양부터는 무주택자 우선공급제가 적용된다. 5년이상 무주택 상태이면서 만 35세 이상이면 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급량의 50%에 대해 우선 청약할 수 있다. 이번 4차 동시분양에서 무주택자 우선공급 물량은 6백80가구 정도다. 강서 및 강북 지역에 선보일 단지들은 대부분 무주택 우선공급제가 적용되는 20~30평형대가 많다. 우선 청약 요건을 갖춘 무주택자들은 인기 단지에 당첨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청약 목적을 분명히 해야 무주택자 우선공급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다. 투자용일 경우 웃돈이 붙을 단지를 고르되 청약 경쟁률을 감안해야 한다. 무주택자간 경쟁에서 떨어지면 자동적으로 1순위청약자들과 다시 붙는다. 무주택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면 당첨 자체가 무효가 되기 때문에 잘 확인해봐야 한다. 분양권을 샀다 팔 경우 무주택 요건이 유효하다. 실수요자는 인접 단지를 노려야=이번 동시분양은 중소업체들이 많이 참가해 실수요자에게 유리한 면이 적지 않다. 먼저 청약경쟁률이 분산될 전망이다. 분양가도 저렴하게 책정하는 게 보통이다. 중소업체들은 또 수요자들이 가지는 부도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 선시공 후분양 방식을 주로 택해 입주 시기가 빠르다. 내 집을 마련할 수요층이라면 인기 경합지역보단 중소업체들이 짓는 아파트의 당첨 확률이 높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중소업체들이 공급하는 단지를 노려도 괜찮다. 이 때는 수요자와 생활권이 같은 인접 단지를 찾아보는 게 좋다. 주변 여건도 잘 살펴봐야 한다. 분양되는 아파트 규모가 적더라도 주변이 아파트 밀집지역이면 대단지 못지 않은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 현장을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금 계획을 충실히 세워야=계약금과 중도금 2회분 정도는 지급할 수 있는 자금계획을 세워둬야 한다. 이는 1년간 들어가는 주택구입 자금이다. 생각없이 청약만 들컥 했다가 당첨될 경우 자금조달로 인해 곤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대금을 연체할 경우 취.등록세도 덩달아 인상돼 추가지출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1년간 1억원 정도를 융통할 수 있는 자금 마련 계획을 세워야 여유있게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 투자자일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분양권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충분한 여유 자금이 없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중도금 대출을 염두에 둔 수요자는 금리 인상의 변수를 대비해야 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