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대기층에 놓인 고가(高價)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상복합의 경우 단층,일반아파트에서는 복층 구조로 시공되는 이들 아파트는 보통 펜트하우스로 불린다.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에 나왔지만 대부분 60∼90평의 대형인데다 분양가도 비싼 탓에 수요자를 찾기 어려운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유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일면서 청약률과 계약률에서 오히려 다른 평형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청약을 받은 '등촌동 아이파크'의 89평형(6가구)엔 78명이 몰린데 이어 1백%의 계약률을 올렸다. 같은 단지 61평형이 1순위에서 미달됐고 계약률이 60%선인 것과 대조적이다. 회사측은 분양가가 7억5천만원에 달했지만 꼭대기층을 복층으로 만든 게 인기를 끈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주택부문은 지난 6월초 5차 동시분양에서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48,60평형을 복층형으로 설계해 34가구를 모두 팔았다. 4억6백만∼5억8천만원의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지만 청약 경쟁률은 최고 14대 1에 달했다. 24억5천만원으로 사상 최고의 분양가로 화제를 모았던 용산구 이촌동 LG한강빌리지의 92,93평형 4가구도 최근 모두 주인을 만났다. 지난해 6월 분양 당시 청약경쟁률이 18∼24대 1이었지만 실제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었다. 최상층 펜트하우스가 잘 팔리자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의 최상층에 80∼1백평형대 최고급아파트를 빼놓지 않고 배치하는 추세다. 이달말에만 삼성동과 잠실에서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최상층 펜트하우스 23가구가 나온다. 분양가는 최소 1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한화건설은 '잠실 갤러리아팰리스'의 꼭대기층에 82∼96평형 13가구를 배치해 이달말 분양에 나선다. 분양가는 평당 1천1백만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삼성동 아이파크' 3개동의 최상층(45,46층)에 82∼1백4평형 펜트하우스 10가구를 포함시켰다. 한강조망과 입지를 감안할때 가구당 분양가는 최소 12억∼15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