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조합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시공사와 조합간에 마찰이 빚어지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 사업계획승인 직전에 시공사를 선정키로 결정한 조합이 등장했다. 조합원의 참여를 유도하고 조합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단지도 있다. 그런가하면 아파트 공사에 사용하는 타일의 크기와 재질은 물론 싱크대에 장착하는 김치냉장고 모델명까지 지정할 정도로 재건축사업을 주도하는 조합도 있다. ◇ 재건축조합 운영 투명해진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최근 열린 창립총회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사업계획 승인 직전에 시공사를 선정키로 결정했다. 시공사 선정을 서두를 경우 시공사선정 단계에서 업체가 제시한 사업계획안과 사업계획 승인단계에서 제시한 안이 달라 조합과 시공사간 마찰이 빚어지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반포주공3단지 과천주공3단지 고덕주공1단지 등은 조합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의 참여를 높이고 조합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다. ◇ 조합장 고학력 시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한양7차아파트'의 이선 조합장은 서울대를 나와 미국 인디애나대 석사과정을 마친 고학력자이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소라아파트'의 강인재 조합장은 현재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 마감재까지 요구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은 아파트에 사용될 타일의 크기와 재질, 현관신문꽂이 패널 제품 모델명, 액정TV 제품명까지 제시하고 시공사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부엌에 장착할 가스레인지와 김치냉장고도 특정회사 제품을 지정해 건설회사의 재량권을 최대한 줄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포주공2단지는 총 공사비만도 1조3천억원에 달해 사업의 중요성이 워낙 커 조합의 요구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마감재중 최고급만 골라온 듯하다"고 말했다. 조성근.김진수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