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일산 등 신도시 아파트시장이 거래가 거의 끊기면서 가격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이사철이 끝난 이달들어 신도시 중개업소에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멈춰진
가운데 매물만 쌓이고 있다.

특히 계속된 경기부진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친 탓으로 매매심리가 크게
위축, 급매물도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신도시 아파트값이 서울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본격적으로 집값의 거품이 빠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낳고 있다.

현재 분당신도시내 4백여 중개업소에는 평형별로 1천만~4천만원이상 싸게
내놓은 급매물을 포함, 업소당 보통 10건이상의 물건이 쌓여 있다.

아파트시세도 이사철인 지난 10월보다 30평형의 경우 1천5백만~2천만원
내리는 등 대부분의 평형이 1천만~5천만원정도 하락했다.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 33평형은 지난달엔 2억4천5백만원에 거래됐었
으나 지금은 2억2천만~2억3천만원에도 매매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야탑동 장미마을 현대 31평형은 한달새 1천만~1천5백만원 떨어진 2억2천
5백만~2억4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탑마을 쌍용 48평형도 3천만원가량 내린 3억5천만~3억7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으나 실제 거래는 이보다 1천만~2천만원 낮은 수준이어야 가능하다
는 것이 인근 부동산업소의 귀띔이다.

소형평형도 하락폭은 적지만 거래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매화마을 주공 24평형은 매매가가 1억3천5백만원으로 10월보다 1천만원가량
떨어졌다.

야탑동 삼영부동산 권경주씨는 이달이후 단지내 부동산업소마다 매물이
크게 늘고 있으나 매기가 없어 급매물조차 제대로 소화가 안되고 있다면서
대부분 업소가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일산지역은 아파트 거래두절 양상과 낙폭이 분당보다 심한 편이다.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나온 매물만 간헐적으로 팔릴뿐 대기수요층이
급격히 엷어지고 있다.

특히 지하철 역세권아파트와 외곽지역 아파트들의 가격차가 심화되고
40평형이상 대형아파트의 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강선마을 보성 33평형은 지난달보다 2천만원가량 내린 2억1천만~2억2천만원
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고 호수마을 유원.삼환 47평형도 매도가격이 2억8천만
~3억3천만원으로 한달새 3천만원이상 내렸다.

외곽에 위치한 후곡마을 벽산 33평형 매매가는 2천만원 내린 1억6천5백만~
1억7천만원, 태영 23평형은 매매가가 9천5백만원으로 한달새 1천만~1천5백만
원 하락했다.

호수마을 부동산랜드 장중현 사장은 업소마다 상당량의 매물이 누적돼
있어 지금 형성돼 있는 호가는 별 의미가 없다면서 실제 거래는 이보다
1천만원이상 낮아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동 평촌 산본 등도 중소형평형 위주로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산본의 주공 24평형은 한달전만해도 1억1천만원에 거래됐었으나 지금은
8천만~1억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고 신안 31평형은 1억8천만~1억8천5백만원
으로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동의 주공 21평형은 8천5백만~9천만원, 31평형은 1억3천5백만~1억5천만원
으로 매매가가 지난달보다 각각 5백만~1천만원정도 하락했다.

< 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