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시작했다.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로 공백이 된 자리를 메우기 위한 선거다. 하지만 현역 의원 중에서 선뜻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가 없어 ‘최고위원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9시부터 30일 오후 5시까지 이틀에 걸쳐 최고위원 선거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31일까지 자격심사를 한 뒤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다음달 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투표로 태 전 최고위원의 후임을 뽑는다.

여당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전국적인 지명도를 올릴 수 있는 자리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이 없다. 29일 오후를 기준으로 단 두 명의 원외 인사만 후보에 등록했다. 당내에서는 이용호, 김석기, 박성중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낼 것이란 소문만 무성할 뿐 정작 당사자들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원내 인사들이 출마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년 4월 총선이다.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지역구 활동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최고위원 출마에 관심 있는 의원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최고위원에 들어간다고 공천을 보장받는 구조는 아니지 않냐”고 했다.

전당대회와 투표 방식이 다른 것도 의원들에겐 부담이다. 당원들이 참여한 지난 전당대회 때와 달리 시·도당위원장 등 전국위원들만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이라 당 지도부의 의중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최고위원 하마평에 오른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도부에서 언질을 주면 나갈 수 있지만 그런 형식이 아니면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