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거액의 암호화폐(코인) 보유·투자 논란에 휩싸여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15일 수사기관이 윤석열 정부의 국면 전환을 위해 자신의 거래 내역을 고의로 언론에 유출했다고 주징했다.

김 의원은 이날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이 이슈로 덮기 위해 (코인 거래 내역을)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며 "국가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얻어서 (최초) 기사를 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인 이 정보가 어떻게 왜 이 시기에 나왔는지, 지난해부터 수사해서 두 차례 이미 영장이 기각됐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5월 연휴를 앞두고 이 이슈가 터졌다"며 "저도 모르는 거래 날짜, 보유 수량 이런 것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었다"고 했다.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 코인 거래를 한 의혹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에어드롭'(무상 지급),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등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상임위 시간 내냐, 시간 외냐를 떠나서 제가 너무 잘못했다"며 "지금까지는 자제했지만,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에는 강력하게 싸우겠다"고 했다.

에어드롭 방식으로 무상 코인을 지급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은행에서 이자를 받는 것처럼 가상화폐를 예치하고 그에 따른 이자를 받는 것"이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고, 이것을 마치 공짜 코인을 받는 것처럼 왜곡된 기사를 썼다. 제일 억울한 부분"이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남국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대선 시기 김 의원이 보유하던 '위믹스' 코인의 주가 폭등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선 "실제 그 시점에 폭등했는지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다"며 "당시 그 상황을 되짚어보면 메타버스나 '플레이투언'(P2E·게임으로 돈 벌기) 등에 대한 핫한 이슈가 생산돼 오히려 거꾸로 양당의 선거 캠프가 그런 걸 선거 캠페인 아이템으로 이용하려던 상황"이라고 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려면 미공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만한 핵심 관계자를 알아야 하는데, 저는 아예 그런 사람들을 만난 적도 없고 그 회사의 말단 직원조차 만난 적이 없다"며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미공개 정보를 얻으려는 생각도, 기회도 없었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거액의 코인 투자 논란이 불거진 지 9일 만에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그는 "무소속 의원으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하자 탈당으로 '선수'를 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탈당자에 대한 징계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非) 이재명계 중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의 탈당은 당 징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반성 없는 자진 탈당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탈당이 면죄부를 받는 '만능 치트키'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