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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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수도권의 터널형 방음시설 73곳을 점검한 결과 다수의 터널이 화재에 취약한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감사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광역교통 구축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신도시 방음 터널 50곳 가운데 화재에 취약한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와 폴리카보네이트(PC) 등 가연성 소재가 시공된 터널은 총 39곳으로 파악됐다. 분리 방음벽의 경우 수도권 신도시 터널 23곳 중 8곳에서 PMMA와 PC 등의 가연성 소재가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방음시설의 하부를 받치는 지주 등 구조체에 불연(내화) 처리가 된 시설은 전체 73곳 가운데 한 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감사원은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 안전 관련 기준이 되는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도로 방재지침'과 '도로 터널 내화 지침, '도로 공사표준시방서'를 지적했다. 감사원은 "모두 화재안전기준이 없거나 터널형 방음시설이 화재안전기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사원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방음판 낙하 방지 장치를 설치하는 등 보완 방안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화성능을 가진 방음판을 사용하는 것인데, 이는 화재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감사원은 국토부에 "터널형 방음시설의 재질과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충분한 피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시설물의 손상과 붕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화재안전기준을 수립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방음 터널 화재로 5명이 숨지고 4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