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중개사무소를 찾아 전세사기 근절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사진=한경DB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중개사무소를 찾아 전세사기 근절 방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사진=한경DB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LH의 미분양 아파트 고가 매입 논란에 대해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산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LH가 악성 미분양 상태인 강북의 어느 아파트를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읽고 내부 보고를 통해 사실 확인을 했다"며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원 장관은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 취약 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 제도"라며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분께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며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 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LH는 지난달 취약계층을 위한 전세 매입임대 사업의 일환으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인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36구를 가구당 2억1000만∼2억6000만원 선, 총 79억495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2월 본청약에서 6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지만, 미계약이 발생한 아파트다. 지난해 7월에는 15% 할인 분양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LH는 감정평가를 거쳐 평균 분양가 대비 12%가량 낮은 금액으로 매입했다는 입장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